나무의 전설
라이너 침닉 지음, 장혜경 옮김 / 큰나무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이책의 제목은 나무의 전설입니다. 제목이 제 몫(?)을 하듯이 표지에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나무가 보입니다. 갖은 세월의 풍파를 견뎌냈을것 같은 표지속의 나무. 눈을 떼지 못한 채 잠시동안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니 조금은 으시시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군요. 여기에다 "전설"이라는 말까지 갖다붙이니 제법 그럴싸해 보이는걸요?

도시의 한복판에 아파트와 도로, 차들로 둘러쌓여 그속에서 아둥바둥 살아가고 있는 저는 자연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아갈때가 대부분이였지요. 나무도 저에게 그런 존재였지요. 잊고 살아가는 존재. 그러나! '나무'라는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저와는 다르게 그렇게 외면하고 있지는 않더군요. 친밀하고 든든한 존재, 듬직하고 따뜻한 존재. 이것이 '나무'하는 순간 떠오르는 이미지이기 때문이겠지요!

라이너 침닉이 소곤소곤들려주는 12가지 나무의 전설을 읽다보면 차분해짐을 느낍니다. 우리의 주인공이자 배경으로 등장하는 나무가 말을 하지않고, 한 자리에 서서 묵묵히 마을을 지키고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짧은 한편을 읽을때마다 묘한 여운을 남겨주곤 합니다. 한장, 한장을넘길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그림은 이야기를 유연하고, 참되게 하기도 하지요.

나무의 숨결에 귀를 기울여서 읽다보면 나무의 푸르름과 따스함이 전해져 오는듯한 비밀스러운 이야기들, 1월부터 12월까지 읽다보면 나무의 웅장한 모습을 느껴볼수 있을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자취도 읽어나갈수 있지요. 떡갈나무부터 시작해서 전나무, 소나무, 너도밤나무, 귀룽나무 등... 한번쯤 들어봤을법한 나무들이 시대를 타고 흘러져나오는 전설들은 나무의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끔 하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입니다.

8월, 맥주집의 밤나무. 가장 기억에 남는 이 이야기를 해보자면, 성실한 대장장이가 매일 드나드는 밤나무 아래에 있는 맥주집이 있답니다. 이 맥주집은 대장장이가 삶에 있어서 유일한 기쁨을 느끼는 "에너지"를 얻어가는 공간이라고 말할수 있겠지요. 하루를 마칠때쯤 밤나무가 있는 맥주집에 들려 혼자서 맥주를 마시곤 하는데 대장장이에게 이 공간과 이 시간은 인생에 있어서 소중한 시간이랍니다. 읽다보면 밤나무와 헤어지는(?) 슬픈 아픔을 겪은후에 다시 만날수 있게 되기도 하지만요!

<나무의 전설>은 그렇습니다. 나무가 주인공이지만 사실 알고보면 우리네 인생의 한 부분들을 짧게 짧게 담고있는... 그 옛날에도 지금도 나무는 언제나 우리의 곁에, 내곁에 서서 함께 살아숨쉬고 있음을... 나무는 언제나 우리편이고 항상 지켜보고 있음을 느낄수 있는 동화같은 소박한 마음을 가져다주는 책이지요.

지금 주위를 한번 더 둘러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는것을... 주위에 있는 사물과 자연, 모든것을 아낌없이 소중히 읽고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겠다구요. 그리고 주위에 있는 나무를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겠다구요. 또 어떠한 비밀을 간직한 채 전설이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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