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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다락방 2 - 실천편 - 부의 격차보다 무서운 꿈의 격차
이지성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이지성,『꿈꾸는 다락방2-실천편』, 국일미디어, 2008.




  요즘 자기 계발서적이 넘쳐 나고 있다. 그중에서 'R=VD‘ 이론을 내세우며 우리에게 변화를 강조하는 이 책은 새삼 눈길이 가는 책이다. 일단 'R=VD'라는 생소한 이론에 대한 호기심과 ’한국 최초의 20대 비전 헬퍼(Vision Helper)‘를 자처하는 작가 이기성에 대한 관심때문이다.

  『꿈꾸는 다락방2-실천편』은 총 8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R=VD’, “Realization=Vivid Dream”으로 즉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작가의 주장이 자리잡고 있다. 







Part 01_성취는 꿈으로 시작해서 꿈으로 끝난다.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 열어본 이 책의 첫 파트부터 뭔가 어긋나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유는 이들은 R=VD공식을 다른 누구보다 간절하게 실천하면서 어마어마한 노력을 들였다. 그처럼 엄청난 땀의 세월을 보냈기에 그들은 꿈을 이루었던 것이다.’와 같이 다소 막연하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이『꿈꾸는 다락방2-실천편』임에도 불구하고 독자가 실천을 해볼 수 있는 방법론적 차원에서의 논의가 부실했다는 점이 아쉽다.

  게다가 Part 01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귀인 나무가 그늘을 약속하고, 구름이 비를 약속하듯, 변치 않는 오래된 꿈은 당신의 성공을 약속할 것이다.(28쪽)’가 작가의 글이 아니라 『총각네 야채가게』김영한씨의 글이라는 점도 아쉽다. 작가의 논의를 전개함에 있어 남의 글을 인용한다는 것은 완성도와 독자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꿈마저 가난하게 살도록 자신을 내버려두지 마라(46쪽)식의 한때 베스트셀러의 제목을 연상시키는 문장을 열거해 놓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Part 02_지금은 꿈꾸기에 가장 완벽한 시기

  두번째 파트에서는 집합 무의식에 대해서 다루었다. 글의 초반에서 작가는 단정적으로 말한다. 집합무의식은 R=VD공식을 사용해서 변화시킬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집합무의식을 긍정적인 것으로 변화시키는데는 R=VD 공식을 실천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라고. 그렇지만 집합 무의식을 바꿀 수 있는 방법, ‘어떻게?’의 문제는 제대로 다루지 않아 막연한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지나치게 단정적인 작가 특유의 표현은 자못 설득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일반화시키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닌다.

  어떠한 글이든 마찬가지이겠지만, 자신의 주장을 번복하는 글은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해서 신뢰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노력과 성공은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가 돌아서서 그래도 ‘어느정도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식으로 태도를 바꾼다. Part 02를 읽으며 적잖은 실망을 하였다. 

 

Part 03_당신의 꿈도 한 번은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다.

  Part 03부분은 실제 성공 사례들을 열거하고 비교하여 성공요인을 찾는데 초점을 두고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정주영과 이건희의 사례를 들어 이해하기 쉬웠다. 그런데 문제는 ‘이 모든 증거들을 놓고 보면 이건희 회장의 성공 비결은 R=VD임을 알 수 있다.’(97쪽)와 같이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행동변화에 있어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성공자들의 제반요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이것뿐이다’라고 단정하는것이 다시금 아쉬울 뿐이었다. 

  ‘성공자와 대필 작가, 이 두 존재가 만나서 쓰는 책은 좀 과장해서 비유하면 시각 장애인 두 명이 만든 지도책이다.’(87쪽) 이 부분은 Part 03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Part 04_아인슈타인처럼 VD하라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성공할 수 없는 현실을 만들었다는 사실 말이다.’(129쪽)를 보며 ‘자기 최면만으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나?’라는 의심이 들었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 ‘실천편’이란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Part 05_양자론과 R=VD

  ‘그렇다면 다시 꿈을 꾸어라. 당신은 절대로 늦지 않았으니, 온 마음을 다해 새로운 미래를 그려라’(154쪽) 좋은 말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막연하다. 글을 읽고 ‘나도 한번 시도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 계발서로서 엄청난 문제이다. 시중에 범람하고 있는 타 자기 계발서에 비해 동기유발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이러한 ‘막연함’은 작가의 글쓰기 과정에 문제가 있는 듯 싶다. 예를 들어 상류층 자제인 알렌과 가난한 빌을 비교함에 있어 알렌이 매사에 부정적이라고 말한 부분을 들 수 있다. 돈과 지위, 권력 등을 지닌 사회적으로 안정된 알렌이 매사에 부정적이고 결국 자살한다는 것은 일반화시키기에는 상당한 오류 요소를 지닌 비상식적인 사례이다. 게다가 훗날 대통령이되는 가난한 빌은 ‘‘빌의 긍정적인 사고 방식은 빌의 우주에 영향을 미쳤다. 빌의 에너지에 영향을 받은 양자들은 빌의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주었다.’식으로 R=VD에만 초점을 두어 그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요인을 놓쳐버렸기 때문에 막연함이 더한다. 그리고 ‘실천편’이라서 그런지 ‘여기에 대한 자세한 방법은~OO 책 어떤 부분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식의 표현이 잦은데 이는 이 책이 독자적인 자기 계발서가 될 수 없음을 자인하는 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Part 06_9가지 VD기법에 관하여

  드디어 실천편답게 VD를 실천하는 방법이 나오나보다 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예를 들어 ‘정신의 영화관 기법’에 대한 방법 설명이 나올뻔 하다가 쑥 들어가버렸다. 앞서 말했듯이 실천편임에도 불구하고 방법론적인 차원에서 논의가 없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다소 실망스럽다.  




Part 07_한국형 통합 VD기법

  Part 06과 큰 차이가 없다. 큰일이다. 




Part08_부의 격차보다 무서운 기도의 격차

  작가는 마지막 파트에서 무리수를 두었다고 본다. 앞서 작가는 ‘자기 최면이라는 단어는 R=VD공식과 동일한 뜻을 가지고 있다.’(46쪽)고 기술한 바 있다. 그리고는 본 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VD기법, 기도 /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의 기도를 들으시고 지혜롭게 응답해주신다. 때문에 기도 VD는 가장 은혜롭고 가장 안전한 VD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233쪽)라는 주장을 내세운다. ‘또 기독교이야기야?’라며 이 책을 덮어버릴 독자가 있을까봐 두려워하던 작가는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며 주장을 계속한다. 기도, 물론 나도 기도의 힘을 믿고 기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책의 논의에 빗대면 자칫 '자기최면=<R=VD>, 그중에 이상적인 VD는 기도'까지 확대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는 기도가 자기 최면으로 비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한 생각일까? 책을 신중히 읽지 않은 탓일까? 모르겠다만, 어쨌든 이런 오해는 나만의 것으로 그치기를 바랄 뿐이다. 

 




☆내 마음대로 밑줄긋기

▲ ‘바람(Hope)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바람(Wind)'같기 때문이다. 바람(Wind)처럼 찾아왔다가 바람(Wind)처럼 가버리기 때문이다._33쪽

▲ 사람에게 꿈은 근육과도 같다. 규칙적으로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처지게 마련이다._38쪽

▲ 꿈만 있고 실천력이 없으면 백일몽이다. 꿈 없이 일만 벌이는 것은 악몽이다._77쪽

▲ 꿈이 있는 사람에게는 ‘슬럼프’가 없다. 슬럼프라는 말은 현재 꿈이 없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다._138쪽

▲ 하지만 부의 격차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꿈의 격차다. 부가 꿈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꿈이 부를 결정한다._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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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남자 - 성,사랑과 돈 다윈의 눈을 통해 본 당신의 세계
마이클 길버트 지음, 김석규 옮김 / 일리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Michael Gilbert, 김석규 옮김, 『일회용남자』, 일리, 2008.




  이 책은 [I. 태초에는, II. 인류의 탄생, III. 오늘날의 세계, IV. 미래전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류사에서의 남녀의 역할과 모습을 다윈의 눈을 통해 해석하는 책이다. 책의 서평에는 ‘매우 인상적인 책이다. 멋진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재미있게 다룬 매우 힘 있는 책이다’ 등이 적혀있으나 사실 중반 이후까지는 일반인으로서는 읽기 힘든 내용이 많았다.

  유신론자, 창조론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미국의 상황과 우리나라의 상황이 동일하지는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작가의 의견에 동의할 수 만은 없었지만, 그래도 후반분는 공감이 되는 내용이 많았다. 본문의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①남녀의 차이 ②“동등하게”와 “꼭 같게” ③여성을 위한 사회 ④남성의 박탈감 ⑤결과와 나아갈 바]이다.




1. 남녀의 차이

  남녀는 유전적으로 차이가 있다. 남자 의사들은 수수께끼를 풀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 여의사는 치료자가 되려는 경향이 강하다. 여자 환자들은 의사와 정서적 관계, 교감 나누기를 원하고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반면 남자 환자들은 대다수 자동차 고치러 가듯 병원에 간다.(p.300) 이러한 차이는 쉽게 바뀌지 않을 뿐더러 자연의 법칙인 인간의 본성을 거스를때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게 된다.

  1960년대 후반 조사에 의하면 여성들은 남자들을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신사적이고, 사려 깊다고 묘사했다. 30년 뒤 같은 여론조사에서 남성들은 미숙하고, 자다당착적이며, 섹스에 집착하고, 집안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평가됐다. 남성들은 지난 20~30년 만에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으며, 실제는 분명히 그 중간 어디에 있다. 그러나 남성들에 대한 공격적인 악마화로 인해 남성들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를 일으켰으며, 대가를 치러야 한다.(p.327) 남녀는 평등해야 하며, 지금까지의 남녀가 맡은 역할과 기능은 잘못된 것이라며 여권확장운동가들은 여전히 “여자여 나서라(you go girl)"라며 여성들을 부추긴다.(p.339) 유전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남녀의 본성을 무시한 채 이러한 의식의 변화만을 주장하게 되면 제왕인 자연은 사회적 혼란을 선사한다. 

 

2. “동등하게”와 “꼭 같게”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현장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 나온다. 남자 아이들 나름의 독특한 요구가 무시되고 있기(p.258) 때문에 10대 남자 아이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p.259) 이러한 박탈감은 남학생들이 사춘기 무렵 여학생들에게 학교 성적에서 밀리고 있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동등하게”와 “꼭 같게”의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학교 현장에서는 학업 성적이 낮은 남학생들에 대한 조직적인 노력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금욕 중심의 성교육을 통해 성을 왜곡하여 설자리를 잃게 하게끔 했다. 미국의 백인 학교 남학생 5명 중 1명이 과잉행동증을 줄이는 리탈린이라는 약을 복용하고 있다(p.258)고 한다. 결국 학교에서 거세되고, 운동에서도 밀리고, 독특한 통과의례마저 거부되고, 중성화된 직장에서 경쟁하면서, 남자에게는 자신을 뚜렷이 드러낼 수 있는 남겨진 활동무대가 없다.(p.306) 태생적으로 역할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남자 학생들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결국 이들은 방황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문득 생각난건데, 인터넷 무법자 ‘초딩’들이 나타나 난리치는 것도 이러한 역할 통제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3. 여성을 위한 사회

  사회는 여성들에게 “할 수 있어. 당신은 이 모든 걸 해낼 수 있어!”(p.6)라며 격려 아닌 격려를 하였다. 결국 여성들은 사회에 진출하게 되었고 너무 많은 영역에서 남녀동등을 쟁취하려다보니 많은 여성들이 힘에 겨워 허덕이는 상황이 발생(p.7)하게 되었다. 작가는 남녀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군대의 예를 들었다. 여러 상황을 통해 여성이 남성과 동등할 수 만은 없으며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정부는 이러한 불편한 사실을 수용하기 위해, 군복무가 육체적 인간의 수준을 낮추는 직종으로 재규정됐다. 여군 둘이 군인 한명을 못 들어 수송을 못할 경우 다른 군인 4명이 이 일을 맡는다 식으로 규정을 바꾸는 비경제적인 제도를 만들었다. 이처럼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남성들은 별다른 어필을 못하고 있다. 남성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오늘날 젊은 남성은 거세된 남녀 공학 교육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작은 목소리로도 성적 차별을 거론하지 말라고 초등학교 과정에서 이미 위협 당했기 때문이다.(p.287)




4. 남성의 박탈감

  이러한 사회적 제도와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남성은 도저히 설 자리가 없었다. 미군이 신병훈련소로 갈 때, 성 평등에 대한 환상은 산산이 깨지게 된다. 그때 그는 “평등”은 여성들이 군무를 덜 하면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 걸 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p.288) 즉, 남녀가 똑같은 대우를 받게 되는 것이 아니라 남자는 이하의, 여성은 이상의 대우를 받게되는 불공평한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자를 격하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모든 시트콤, 토크 쇼, 그리고 상업광고에서 여성은 완벽한 여신으로 묘사된다. 반면 나처럼 성적으로 정상인 남자들은 대부분의 경우 생각 없고, 줏대도 없으며, 스포츠에나 집착하고, 여자의 가슴에 추파를 던지는 원시인으로 묘사된다. 옷을 입는데 5명의 게이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우습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보다 더한 거세가 있을까?(p.342)”식으로 남성은 자연의 법칙에서 주어진 역할과 기능, 자격 모두을 잃어버린 일회용 남자로 전락해버리고 말게 된다.




5. 결과와 나아갈 바

  사회적 제도와 의식의 뒷받침을 통해 여성들은 지금까지 현대의 많은 남성 영역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확실히 보여줘 왔다. 반면 남자는 타고난 성격상 여전히 가장 중요한 여성 영역으로 진입이 저지되고 있다. 여자는 이제 코트의 영면에서 경기할 수 있으나 남자는 한 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너무나 자주 남자는 임무의 반 정도를 해내고 있으나 여자는 힘들게 2배로 일하고 있음을 뜻하게 됐다.(p.350) 자연의 법칙을 거부하고 동일한 남녀를 이루기 위한 미군은 여러 시행착오 끝에 미군은 성이 인종과 종족과는 같지 않다는 것을 마침내 알았다.(p.285) 물론 우리나라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여성부의 횡포란, 아! 논란의 여지가 있으니……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아무튼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혼란을 불러일으키므로 자연으로 돌아가자, 자연이 준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자, 조화를 이루자, 실추된 남성의 역할, 기능, 임무와 위엄을 되찾아야 한다는 식으로 마무리된다. 물론 최고의 권력인 자연을 가장 완성된 상태로 보고 다시 그것으로 복원/회귀하자는 작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6. 한계

  물론 내가 파악한 것은 아주 지엽적인 부분에 불과하다. 사실 작가는 태초부터 현재까지, 섹스를 통한 남녀관계 해석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보시라.

  형식적인 면에서 몇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 특히 각주는 읽기에 방해가 될 정도이다. 처음 각주가 나왔을때 추가 설명이 있을 줄 알고 아래를 찾아보았으나, 챕터 마지막에 붙어있었고 내용 추가 설명이 아닌 인터넷 사이트 등 출처를 적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이렇게 ‘퍼온 것’임을 밝히며 한 단락 전체가 지나친 각주로 이루어진 것도 있는 등 대중을 상대로 한, 쉽게 읽을 수 있는 아니라는 단점이 있었다.

  내용적인 면에서 진화론자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든,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내용들이 자주 나온다. 예를 들어 ‘며칠만 지나면 그 유기체들은 진화해 다른 생물이 되기도 한다.(p.34), 갑자기 상황을 바꾸는 일이 일어났다. 아무도 발생 이유를 몰랐다. 호기심의 결과, 주위를 둘러보았다. 몸을 일으켜 균형을 잡더니 두 뒷다리로만 일어섰다.(pp.43~44)’와 같은 내용들이 그렇다. 단순히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논리적 결함이 많은 진화론에 대해서는 분량을 줄이는 것이 보다 대중적인 책으로 발돋움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반면 뒷부분에는 지금까지의 논의를 보여주는 가상 이야기가 나오는데 자못 흥미롭고 이해가 쉬웠다. 이 부분에 대한 분량을 늘리는것도 좋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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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자살 클럽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전봉관, 『경성자살클럽』, 살림, 2008.

 

제목이 상당히 자극적이다. 제법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얼핏 인터넷에서 생행했던 ‘자살클럽’이 떠올랐다. 사회에 불만을 갖거나, 허용안되는 사랑을 했거나, 아니면 그냥 막연히 마지막 가는 길을 동행하려 그들- 꼭 사회 부적응자인것만은 아니다 -찾았던 자살클럽. 때로는 자살을 종용하고, 자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되는 사회적인 이야기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며 책의 제목을 곱씹어보았다.



책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I.근대 조선의 사랑과 전쟁, II.근대 조선 잔혹사이다. 각각 5개의 이야기가 열전식으로 펼쳐진다.

내용은 상당히 자극적이며, 구미가 당기는 것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에 실린 모든 글들은 실화이며, 실제 게재된 신문 기사를 기반으로 쓴 것이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적절히 끼어있는 실제 신문과 삽화, 주인공 사진 등이 이러한 신뢰성을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적을 뛰어 넘은 사랑 그리고 삼각관계, 보수적이고 불합리한 고부갈등으로 인해 청상 과부가 된 사연, 시대 제일의 인기를 뒤로하고 현해탄을 건너는 여가수의 사연, 처첩간의 갈등으로 도피하는 사연, 정상적인 연애가 불가능하지만 순수한 사랑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기생의 사연이 I부의 내용이다.

그리고 II부는 고학생에 대한 따돌림과 자살, 동성애 사건, 유전입학 무전낙제 상황을 초래하는 입시지옥의 상황 등이 상당히 날카로운 사회 분석의 눈을 통해 펼쳐진다.

아쉬운 점이라면, I부, II부의 분량을 맞추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전체글의 주제의식과는 어긋나는 성격의 글이 덧붙여있다는 점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II부의 ‘김상옥 종로경찰서 폭탄 투척 사건’, ‘나석주 동양척식주식회사 폭탄 투첫 사건’의 일화는 다소 억지로 끼어 넣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경성자살클럽’이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스릴넘치는 소설은 아니지만, 역사적인 사건을 재기록하고, 재조명한 이 책은 그 나름의 의미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 책의 서술 의도가 ‘필자가 의도한 이 책의 주제는 아내에게 잘 하라는 것이다.’(301쪽)라고 명백히 밝히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좀 더 싶도 깊은 무언가가 있어 보인다.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온 몸으로 (비록 대부분 실패하지만) 저항하는 여성들의 삶을 날카로운 눈으로 꿰뚫은 작가의 통찰력을 독자들이 얼마나 파악하게 될 지 기대가 된다.

  

* 내 맘대로 밑줄 긋기

 -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인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서로 친해지기 어려운 관계다. …… 며느리는 시댁 문을 들어서는 순간, 신경이 곤두서고, ‘시’자가 들어갔다고 시금치조차 먹길 꺼린다. (62쪽) 

- …… 문화 또한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 억울해서 자살했는데, 정작 자살해서 더 억울해진 셈이었다. (171쪽) 

-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입시 제도를 아무리 뜯어고쳐 봐야 학생들의 부담만 가중될 뿐이었다. …… 돈 들이지 않고 애쓰는 것처럼 시늉하려다보니 애꿎은 입시 제도만 물고 늘어진 것이다. (227쪽)

- 그대로 자살은 아니다. (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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