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식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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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 『성인식』, 자음과모음, 2010.


어른이 된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이미 어른이 된 그네들은 우리가 어른이 되려고 할 때 맨입으로는 안된다는 듯이 뭔가 시키려고하고, 뭔가 요구하는 것같다. 그네들이 그러했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시키는 그런 보상 싴리 같은게 반영된 제의. 예전 같으면 사냥 능력을 검증 받고, 높은데서 뛰어내리는 용기를 봄으로써 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자격을 검증받는데, 요즘은 어떤 통과제의가 있나 생각해보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어른이 된다는 것, 딱히 어른이라는 시기를 구분하기도 어렵고, 그들이 소속된 사회에 편입되려는 것도 다분히 막연할 수 밖에 없다. 그냥 차라리 예전처럼 상투틀면 어른이다, 사냥해오면 어른이다 등의 명확한 기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상권의 성인식은 한 작품이 아닌 한 작품이다. 여러 작품이 수록되어 있지만 같은 모티프를 중심으로 모여 있으므로 결국 한 작품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중에서 특히 표제작인 ‘성인식’이 가장 인상적이다. 성장 소설은 아무래도 자전적인 성향이 짙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그러한 편협한 문학관 탓인지, 주인공인 소위 범생이의 모습은 어쩐지 작가 이상권과 겹쳐 보였다. 물론 내가 이상권을 알지는 못한다. 작가 후기에서 그 또한 상여를 멤으로써 비로소 마을에서 어른으로 인정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이 작품에는 나와 진만이가 등장한다. 그리고 동갑내기 친구인 그들에게 동시에 성인식의 계기가 맞딱뜨린다. 개를 잡아야 되는 사건, 여자 친구의 뜻하지 않은 임신이 그것이다. 이 작품이 인상적인 이유는 사건의 전개나 플롯 구조 자체가 흥미를 끌 만큼 탄탄한 점도 있지만 그들의 생각과 고민, 결정, 결정과 행동을 강요하는 주위의 무언의 압박 등이 마치 직접 경험해본 것과 같이 핍진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스포일러가 될 생각은 없지만 결론적으로 그 둘은 사회에 편입된다. 그리고 그들은 알 듯 모를 듯한 여러 감정 속에서 속시원함과 편암함을 느끼기에 이른다. 이 외에도 여러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갈등과 성장을 다루고 있어 쉽게 공감하며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책을 덮으며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는 어른인가? 나의 성인식은 무엇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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