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의 아버지
카렐 판 론 지음, 김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카렐 판 론, 김지현 역, 『내 아들의 아버지』, 소담출판사, 2010.

 

 

내이름은 아르민, 나는 남자다. 그리고 아빠다. 나에게는 아들이 있다. 아들의 이름은 보. 나에게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다. 이름은 모니카. 내 첫 사랑이자, 내 유일한 사랑. 그녀는 소심하고 내성적이지만 공부도 못했던 부류에 속했던 나와는 다르게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이다. 그런 그녀와 사랑을 할 수 있다니 정말 행복했었다. 이렇게 자꾸만 과거형으로 쓰는 이유는 그녀가 지금 내 곁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모니카는 죽었다. 그래서 나는 모니카의 친구인 앨런과 함께 보를 키우고 있다. 아직 결혼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실혼 관계이다. 꼭 아무래도 아이에게는 엄마가 있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앨런을 만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모니카에게 미안하기는 하지만 나는 앨런이 좋다. 앨런이 모니카와 친했기 때문에 그녀를 만나게 된 거지만, 처음부터 앨런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난 모니카를 만날 당시에는 그녀에게만 집중했고, 다른 사람은 절대 만나지 않았다. 사실 앨런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갖기는 했지만, 그건 술김에 그런거지 난 절대로 모니카만 사랑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병원에서 내가 병이 있단다. 무정자증. 그런데 내게는 아들이 있다. 이름은 보. 나와 모니카의 사랑의 결실. 그런데 나는 무정자증이란다. 보. 너는 누구냐? 모니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보의 진짜 아빠는 누구란말이야? 말을 해봐! 그러나 모니카는 말이 없다. 미안함 때문이 아니다. 그렇다. 모니카는 죽고 없다. 답답하다.

그동안 사랑했던 보가 내 아들이 아니란다. 그런데 묘하게 닮았다. 남들이 보기에는 부자지간이니까 당연히 닮았다고 하지만, 나와 보는 어떠한 혈연적 관계도 없다는 것이 밝혀진 지금 그네들의 말이 겉치레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도대체 보의 진짜 아빠는 누구이고, 모니카가 사랑한 그 남자는 누구란 말인가? 그런데 왜 보는 나와 닮은 거지?

이러한 상황에 놓인 내가 보의 아빠, 모니카의 사랑을 찾는 과정이 의문의 꼬리를 물고물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너무 몰입하다보니 모니카에 대한 아르민의 분노가 나에게 고스란히 전이됐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기 전에 섣불리 ‘이 사람이 아빠구나, 이제 답을 알았어.’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기를 바란다. 앞서 나열한 질문들에 대한 속시원한 대답을 마지막장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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