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여걸열전 - 우리 민족사를 울린 불멸의 여인들
황원갑 지음 / 바움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황원갑, 『한국사 여걸 열전』, 바움, 2008.

 



아쉬운 책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에 등장하는 여성 중, 여걸이라 평가받는 웅녀, 유화부인, 소서노, 낙랑공주부터 신사임당, 황진이, 명성황후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이 소개되고 있는 소중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기자 출신이자 소설가인 작가의 이력탓인지, 사진을 덧붙인 그의 글은 상당히 신뢰감이 가게 느껴진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異論, 야사 등을 많이 제시해 주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도 있었고, 열전의 형식을 빌려 마지막에 ‘사평’에 해당하는 작가의 생각도 엿볼 수 있어서 독특했다.



그런데 문제가 조금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나라 여성사를 학술적으로 고찰한 여구서가 아니고 필자는 그 방면의 전문가도 아니다.”(6쪽), “이 책은 (이러한 논쟁거리)~들을 일일이 분석하고 판단하려는 연구서가 아니므로 그런 문제는 전문가들의 숙제로 돌리기로 하고……” 식으로 글의 신뢰성을 확 떨어뜨리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는 것이다. 한참 재미나게 읽으며 ‘우와! 진짜? 이야~ 몰랐네~’ 이러고 있는데 작가가 갑자기 한발을 빼버리니까 허무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반복되는 ‘아님 말고’식의 논의 전개는 책 전체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게 되었고 결국 책 중반 이후에는 집중도가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다.

 

역사라는 것이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필자의 말을 빌리자면 -세조실록을 읽고 세조는 좋은 사람이고, 사육신은 죽일 놈이라고 평가 할 수는 없듯이- 말이다. 아직 학계에서 인정 받지 못한 것들이 상당수라 어느정도 한계는 있지만, 나름대로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숨겨진 역사, 새로운 해석, 흥미로운 異論에 대해 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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