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냥그릇 - 나를 찾아가는 먼 길
방현희 지음 / GenBook(젠북)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방현희 엮음, 동냥그릇, 젠북, 2008.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선인들의 지혜로운 잠언이 적힌 글을 이렇게 후다닥 읽어서야 되겠나-라는 걱정이 들 정도로 빨리, 그리고 쉽게 읽었다. 다 읽고 나니 좀 더 생각을 하고, 내용을 오래 곱씹어 볼 껄-하는 후회가 남기는 했다. 

  동냥그릇-나를 찾아가는 먼길-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을 읽으며 ‘아하!’ 깨달은 점도 많았고, ‘그래?’하고 내 생각과는 다른 부분에서는 다시금 고민해본 적도 있었다. 책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만은 없지만 그래도 삶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성찰해 온 수도승의 잠언을 듣는 느낌으로 좋은 수업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모방은 때때로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기도 한다. 그러니 나를 잘 알고 나서야 비로소 쓸모가 있는게 아닐까? 고양이가 나무에 오른다 해도 새처럼 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 추종자들은 결코 “깊은 지식”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그 까닭은 스승이 오랫동안 공부한 과정의 맨 끝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고양이인지, 새인지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고 이를 통해 현재 나의 모습, 상태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이 글귀들을 읽으며 이 책의 태생적 한계를 느꼈다. 수도승, 스승, 선인들의 오랜 삶과 깨달음의 정수인 이 책을 접하고 나같은 속인들은 다시금 삶의 자세를 가다듬고는 한다. 그러나 그들이 오랫동안 공부한 과정의 맨 끝에서부터 시작하게 되는 것이니 결국 나도 ‘깊은 지식’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뜻인가…… 알고 있다. 내 말에 어폐가 있고, 지나친 억측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냥, 이 글귀를 읽었을 때 내가 느낀 허무함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 내 마음대로 밑줄 긋기

  - 가르칠 힘이 없는 지식이란 아무 소용이 없다. (49쪽)

  - 학교를 보라. 가르치고 싶은 열정과 배우고 싶은 열정이 없는 사람들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고 있다. 그러니 무슨 정수를 주고 받을 수 있으랴. (70쪽)

  - “언젠가 네 놈이 던진 돌에 머리가 깨졌던 수도승이다. 이 돌이 바로 그 돌이다.”

    “이런 젠장. 그동안 어디 있다가 이제 나타난거냐?”

    “두려움 속에 숨어 있다가 이제 나타났다. 왜?” (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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