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에게 - 2.0세대를 위한 기성세대의 진실한 고백 대한민국 청소년에게 1
강신주 외 지음 / 바이북스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참 읽기가 쉽다. 삶의 자세와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인생선배들이 한수 가르쳐주려는 태도가 보이기 보다는 마치 명절날 어르신들의 따뜻한 덕담과 같이 느껴진다. 게다가 과거 어른들은 “어른 말 들어서 나쁠게 하나 없다”면서 젊은이들에게 어른의 삶에 맞춰서 살기를 강요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과 같은 상황에는 과거 어른들이 살았던 방식에 맞추지 말고 21세기의 삶을 구성해야 한다(107쪽)며 고압적이고 현학적인 자세마저 버린 그들의 자세는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전체적으로 I,인문학 정신을 기대하며 II,생명, 그리고 평화 III,2.0세대와 시대 정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심에는 “왜 사는가?”, “참말로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담겨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아실현 대신 기름진 생존이 삶의 목적인 양 살아가고 있는(59쪽) 현실에 대해 개탄하며 내놓은 목소리에는 상당한 진정성이 묻어있다.

  촛불집회는 ‘30개월 이상의 미국소 수입반대’라는 공통된 목적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미친 소 너나 먹어’라는 모토가 중심이었지만 모임이 커지다 보니 정치적인 색깔이 들은 아쉬운 점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시대의 촛불집회는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 촛불들이 하나의 큰 그림을 그렸으며, 무정형(無定型)의 정형(定形)(223쪽)이 되어 목소리를 내는 존재가 되었다. 루소는 “영국인들은 투표할 때만 자유롭고 투표용지가 함에 떨어지는 순간부터 노예다”(139쪽)라며 민주주의의 비민주주의성을 비판했지만, 우리 국민들은 비민주적인 처사에 강력하게 저항하는 진정한 민주성을 지닌 진정한 국민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개인의 목소리들이 모여 한 목소리를 이루어내는 ‘네가 나이고, 내가 너인 그 위대한 광장공동체를 구현(101쪽)한 것이다. 이는 우리 정치역사를 돌아볼 때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앞부분의 이야기는 참 좋았다. 다만 중반 이후부터 약간 주제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아쉬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반골이기는 하지만 좌파, 우파 어디에도 힘을 싣어주지는 않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반감을 일으키는 내용이 있기까지하다. 그래서인지 책의 편집자는 ‘다만 시대에 편승한 시기물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기획의 말을 맺었으나(13쪽) 다분히 그런 느낌이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어쨌든 기억에 남는 한자 성어로 글을 맺는다.

- 마부작침(磨斧作針) :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

작가는 단호하고 자신있게 말한다. “중단하지 않으면 분명히 바늘은 만들어질 것이오.”







* 내 마음대로 밑줄 긋기

  - 탈무드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몸통이 하나이고 머리가 둘이면 그것은 한 사람일까요? 두 사람일까요?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한쪽 머리에 고통을 주었을 때 다른 머리가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면 한 사람인 것이오, 한쪽 머리가 고통을 당하는데 다른 한쪽이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면 두 사람이라는 것입니다.(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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