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 외 지음, 정재곤 옮김 / 세상사람들의책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레알마드리드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스날. 두 유명 축구단의 운영방식은 사뭇 다르다. 레알마드리드는 FIFA가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클럽'인데다 며칠 전 AP통신 등의 보도에 의하면 세계최고의 부자 축구구단이다. 레알마드리드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량이 절정에 오른 세계 톱클래스급 선수를 사 모은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지구방위대'라 불릴 정도로 최고의 위용을 자랑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에도 상당한 돈을 투자해 타국 리그에서 실력이 검증된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고, 이것이 적중하여 현재 여유있는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아스날은 얼마전 발표에서 구단자본 순위 5위에 든 부유한 구단이지만 그에 걸맞지 않게 투자에는 인색하다. 몇 년간 간판스타로 활약했던 티에리 앙리를 내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선수영입에 큰 돈을 투자하지 많은 팬들의 우려를 샀지만, 현재 박지성이 활약중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치고 리그 선두자리를 지키고있다. 아스날의 이런 효율성은 어디서 비롯되는걸까?

그라민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의 자서전 서평에 왜 축구얘기를 꺼냈냐고? 유누스 총재가 쓴 이 자서전을 보고 아스날과 그라민 은행의 운영방식에 큰 공통점이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가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할 정도의 전 세계에 큰 족적을 남긴것은 그라민 은행의 독특한 대출방식때문이다. 담보도 없는데다가 돈을 갚을 능력이 되지도 않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줘도 상환율이 98%에 이를 뿐 아니라 돈을 빌려쓴 사람의 3분의1이 가난에서 탈출했고, 3분의1은 막 탈출하려는 단계라는 그의 설명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1회 대출금액이 우리나라 돈으로 평균 10만원에 불과하기 떄문이다. 아무리 방글라데시의 물가가 싸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10만원으로 그런 큰 일이 가능할까.

그라민 은행의 대출제도의 핵심은 '소액'과 '무담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연대융자'에 있다. '그라민'이라는 말이 방글라데시말로 마을을 의미한다는데서도 알 수 있듯이 마을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어 돈을 대출받는다. 단지 돈을 대출받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자도 공동으로 모아서 갚고, 자주 모여서 서로 도움이 되는 정보도 교류하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이슬람 전통의 보수적인 사회에서 방글라데시 여성들은 그동안 나가서 돈벌이를 하기는 커녕 집밖으로의 외출조차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끼리(대출받는 사람들은 주로 여성이다.) 모여 공동체를 만들고 그 안에서 서로 도와가며 대출받은 종잣돈으로 물건을 만들어 내다 팔거나 장사를 시작한다. 고액의 사체이자에 짖눌려 헤어나올 수 없는 가난에 허덕이던 사람들이 그라민 은행에서 빌린건 돈이 아니라 '희망'이었다.

아스날의 운영 방식,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의 운영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구단에서 자꾸 비싼 돈으로 유명한 선수들을 영입해오면 팀에서 어려서부터 성장한 선수들은 주전으로 활약하며 실력을 키워갈 기회를 잡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 있는 구단에서 구단에 전적으로 헌신하는 선수를 발견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실력이 보장된 선수를 데려와 써먹기 보다는 나이 어린 유망주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택했다. 그의 은혜에 보답이라도 하듯 선수들의 실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고, 올시즌은 별다른 빅스타의 영입이 없이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라민 은행과 아스날이 주는 교훈,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유누스 총재의 자서전인 이 책을 통해 불가능할 것 같은 꿈을 실현해 가는 과정을, 그의 사람을 향한 애정을 확인하십시오. 세상을 변화시키는 건 돈이 아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도 나에게 묻고 또 묻는다. 무엇이 나를 움직이는가? 가벼운 바람에도 성난 불꽃처럼 타오르는 내 열정의 정체는 무엇인가? 소진하고 소진했을지라도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기꺼이 쏟고 싶은 그 일은 무엇인가?

-본문 중-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 직장을 그만두고 평생의 꿈인 '걸어서 세계일주'를 이루기 위하여 각국의 오지를 여행하며 그 뜨거운 열정과 고민을 함께 나눴던 한비야, 그녀가 세계최대의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긴급구호요원이 되어 돌아왔다.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먹고 마실 음식과 사랑을 나누어주는 구호요원. 잠을 충분히 못자서 눈에 핏발이 서고, 살해의 위협에 시달리는 힘든 구호요원 생활.

젊은 남자도 하기 힘든 일일텐데, 항상 열정에 넘치는 그녀는 지쳐보이지 않는다. 그녀가 성인군자라서, 아주 선한 사람이어서 남을 위해 이런 힘든 일을 하는걸까? 그녀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이 일이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라고.....

나도 오늘부터 묻고 또 물어야겠다. 나의 열정을 타오르게 하는 일은 무엇일까? 매일 밤을 꼬박 새고 지쳐도 눈을 뜨면 행복과 열정에 가슴벅차오르게 할 그 일이 무엇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김훈 작가님의 <남한산성>은 황석영님의 <바리데기>와 더불어 많은 언론에서 꼽은 2007년 최고의 소설 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에 의해 탄핵소추를 당했을 때 다시 읽은 책이 <칼의 노래>라고 하여 처음 칼의 노래를 읽었을 때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애국심의 대명사 이순신 장군. 그의 내면의 갈등과 허무, 고통을 간략한 문체로 정말 잘 풀어썼다고 생각합니다.

<남한산성> 역시 생각 없이 툭툭 던지는 짧은 문장 같지만 내면의 소리까지 담아내는 뛰어난 문장력이 돋보입니다. 역사소설이 범하기 가장쉬운 문제점 중 하나인 지나친 애국심과 국가주의, 영웅주의를 잘 피해가면서 고통받는 민중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김훈님은 글로써 밥벌이를 하는 어려움과 고통을 토로하지만 그가 그 뛰어난 글쓰기의 재능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점은 저를 비롯한 많은 독자들에게는 큰 축복인 것 같습니다.

이 소설 역시 <칼의 노래>와 더불어 김훈님의 대표작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처럼 - 신영복 서화 에세이
신영복 글.그림, 이승혁.장지숙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같은 이름의 소주로도 유명한 신영복 교수님의 책입니다. 신영복 교수님은 높은 학식과 인격뿐만 아니라 독특하고 아름다운 서체를 가지셨는데요, 책 표지의 서체와, 소주병의 글씨 역시 신영복 교수님께서 직접 쓰신 글씨입니다.

딱 한번 만나뵌 신영복 교수님은 그 아름답고 청아한 글처럼 단정하시고, 부드러우시며, 따뜻하고 유머가 넘치는 분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신영복 교수님의 책을 읽고 변화해갔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노력해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의보감 - 제1권 내경편(C형) 휴머니스트 동의보감
허준 엮음, 동의과학연구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박석준 선생님이 주축이 된 동의과학연구소에서 발간한 동의보감은 다른 동의보감 번역본과는 질적으로 너무나도 다릅니다. <역자서문>만 읽어보아도 동의보감의 번역을 위하여 들인 땀과 정성이 얼마나 큰지 알수 있으며 치열한 고민과 사려가 엿보입니다.

이 번역본은 이전까지의 의서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동의보감의 독자적인 편제인 精, 氣, 神의 편제를 그대로 살리고, 당시의 시대 배경, 철학, 문화 등을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납니다.

동의보감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일반인이나 한의대생, 한의사 모두에게 좋은 책이 될것 같아 추천합니다.

2권인 외형편은 2월중에 출간될 걸로 알고있으며 2013년까지 5권 전권 완간을 목표로 하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더 관심이 있으신 분은 동의과학연구소에서 운영하는 고전아카데미에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www.classics.or.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