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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조금 울었다 - 비로소 혼자가 된 시간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비로소 혼자가 된 시간
아주, 조금 울었다
15년차 라디오 작가 권미선님이 전하는 감성 에세이가 출간되었어요
눈물을 참는데 익숙한 당신을 위한 73편의 서정적인 이야기들이 담담한 필체로 적혀있어요
"살아 있는 것들은 흔적을 남기고 간다.."
소소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마음의 파문을 일으키네요
15년 내공의 라디오 작가의 필력이라 그런지 공감이 팍팍 되더라구요
특히 공감이 가던 단락입니다.
새로운 만남이 귀찮아졌다..ㅠㅠ
한사람을 만나고, 알아가고, 친해지는데
시간과 노력과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 된다는 것,
낯선 누군가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
"우리가 그리운 건 새로운 사람이 아니라 예전 사람들이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사람들."
나이를 먹고 변해가는 수 없는 것들 중에 사람을 잃어가는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익숙한 인연들에 감사하게 되었어요
요즘은 너무 쉽고 빠르잖아요
그 사람을 깊이 알게 되는 시간이 모자를 만큼 쉽게 끊어지고 잊혀지게 되니까요..
자기 방어적인 태도로 일관하게 되기도 합니다.
귀찮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 솔직하게는 상처 받기 싫어서 인거같아요
"인간적인 교류를 나눈다는 것은 나와 그 사람의 모서리가 점점 닳아 가는 일이다."
문장이 간결하면서 예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모서리가 점점 닳아간다는 게 뜻도 그렇고 어감도 그렇고 그저 예쁘네요^^
짧은 글이라서 잠깐 머리를 식히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우리는 쉼표가 필요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ㅎㅎ
노을 따위에 지다니 (부들부들ㅋㅋㅋ)
노을지는 하늘을 보면 왠지 슬프고 또 아름다워서 더 감상에 젖는 것 같아요..
내 마음의 무게만 부풀리고 또 부풀려서 애틋하게 생각한다는 구절에도 격한 공감을 했습니다.
인간의 감정이라는게 다 자기중심적이라서 없던 칼라도 덧입히고 각색되는거 같아요
아무 이유 없이 울컥할 때, 감정 조절 장치가 고장이라도 난 게 아닌가 싶거든요ㅎㅎ
다 알면서도 안되는 일이 있죠!
미련하고 바보같아도 좋아하니까..
이 책처럼 "어쩔 수 없다"는 말이 그야말로 정답!!같아요
빨간불이니까 건너오지 말라고 알려주면 모든이에게 흑역사는 없었겠죠 ㅋㅋㅋㅋ
이불킥이 예상되더라도 그때 내 감정에 충실했다면 후회는 남지 않았던거같아요
저 혼자 일방통행이었던건 안타깝지만요ㅎㅎ
정말 "오직 내 마음에 충실했던 순간"이라 직진도 가능했던 거 같아요
남태평양의 작은 섬 알라프, 알라프의 언어들은 참 낭만적이네요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는건 마치 보물찾기 같아요
이런 세계각지의 에피소드까지 소소하게 저장~~
"사는게 이보다 나쁠 수 있을까? 그 순간 갑자기 더 곤두박질쳐 버리는 것."
인생은 호의적이지 않았던게 틀림없죠
내 인생이 이 무더운 여름의 납량특집이고 호러라서 다시 돌아가서 또 살고 싶은 생각이 1도 없습니다.
하지만 넘어졌다고 울일은 아니지요!
그냥 툭툭 털고 일어나야 지당하죠!!파워씩씩!!!
책이 전하는 작은 위로에 금세 없던 기운도 차리게 됩니다!!
"혼자인 시간에만 가능한, 나의 고백"
자기전에 감수성 폭발해서 적는 일기처럼 저도 가끔 아무도 읽지 못하는 고백을 종종합니다ㅎㅎ
그냥 생각만으로 정리가 쉽게 되지않을때는 써내려가면서 마음을 정돈하기도하고
이런 에세이도 읽으면서 공감하고 곱씹어보는거지요~
짧지만 여운이 긴 감성 에세이 "아주, 조금 울었다"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