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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
백사혜 지음 / 허블 / 2025년 6월
평점 :
*허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총 6편의 단편이 담겨있는 연작 소설이다. 자신들의 신념을 뒷받침할 것들을 만들어내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가득한 세상속에서 각 단편들의 주인공이 표현하는 방식은 다르다. 잔혹동화이지만 그 안에서도 사랑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은 지키고자 하는 사람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그 방식을 일러주는 것 같다.
최고위층 영주의 지원으로 개척단은 우주의 불모지 행성으로 개척을 떠난다. 2131년, 개척단은 성공하지만 계급화 된 지구의 체제에 반발하며 지구와의 교류를 거부하게 되고, 영주를 중심으로 한 지구인들과 개척인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우리는 모두 마른 꽃잎과 같다
수록되어있는 작품 중 첫번 째 작품이며, 개인적으로 좋았던 작품이다.
'얀'은12살이 되던 해에 우주전쟁의 용병단으로 팔려가게 된다. 그곳에서 '쟝'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 '쟝'은 '얀' 에게 아버지다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희생과 사랑의 가치에 대해 깨닫게 만들어주는 인물이다. 액자식 내화 속에 등장하는 소녀 '에이브'는 '얀'에게 강렬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심어주게 되고 '얀'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쉬런'을 만났을 때 비로소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가 '쟝'의 죽음을 만들어 냈다는 걸 알게된다. 같은 별을 바라보며 끝나는 이야기에서 '쉬런'은 '에이브'의 마지막을 가져간 '얀'을 결국 용서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p.35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사랑하고 싶은 것만 사랑하는 것으로,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다했다고 믿고 싶어 하지.
📌황금 천국의 증언
사고로 친구를 죽이게 된 나는 검문소장의 제안으로 시즈 영주의 별장으로 보내져 '시녀장'이 된다. 별장에서 만난 모모라는 여자 아이는 자신과 친구의 천국을 찾아 간다고 하며 들어가선 안되는 미궁에 들어가게 되고 결국 천사를 만나게 된다. 모모가 찾은 천사의 모습을 과연 어땠을까?
p.157 천사들에게 심판받고 싶지 않아요. 저를 그 행성에 다시 보내지 말아주세요.
📌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
죄수의 신분으로 도착하게 된 '히엠스'행성. '나'의 형벌은 영주의 메뉴얼대로 아이를 키우는 것. 31번째 아이를 키우면서 처음으로 '인사'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자신만의 공간에서,자신이 키운 아이를 위해 결국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된다. 나의 '인사'를 위해.
p.176 이름으로 너를 부르면 없던 정이 생길지도 모른단 막연한 두려움이 너를 무명으로 남게 했다. 이제 몇 번째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 '너' 중에서도, 네가 특별한 '너'가 될까봐 무서웠다.
📌왕관에 불 붙이는 자
행성의 영주가 여덟 명의 클론을 남긴 채 죽게 되며 여덟명의 '나'가 만들어 진다. 6호의 죽음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출입기록을 삭제하고 치밀하게 하나하나씩 '나'를 죽이는 '나'. '내'가 '나'를 죽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p.230 '나'는 '나'지만, 우리는 이제 '남'이라고 해도 무방하긴 해.
📌쥬벵씨의 완벽하지 못한 하루
항상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 쥬벵씨. 얼굴에 난 뾰루지 하나가 쥬벵의 인생을 바꾼다. 스눈 영주에게 기사 작위를 받아 성형권을 획득하여 다시 완벽한 얼굴로 돌아가는 것. 쥬벵씨는 성형권을 받기 위해, 글을 옮겨'쓰는' 내용도 모른 채 스눈영주가 준 글을 필사 하게 된다. 이는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
p.295 그렇기에 진정 의미 있는 삶을 살려면, 글에 사고를 지배당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사고를 하기 위해 글을 지배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피가 시가 되지 않도록
인간이 물질이 되어 버린 에테르 세계에서 라비는 물질세계의 침투를 눈감고 있다가 물질세계로 추방되는 벌을 받게 된다. 물질세계에 처음 도착해서 하는 일은 자신의 신체에 상처를 내 피를 보는 일. 피를 화폐처럼 쓰는 세계에 간 라비는 어떻게 될까?
p.374 도구는 무기가 될 수 있고, 무기도 도구가 될 수 있어. 관건은, 양면성을 지닌 물건을 한 사람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린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