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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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내 몸은 지금 문제가 좀 있다.

대체로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간에는 열 개의 종양이 있고, 살 날은 몇 달 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세 명의 어린 자녀를 둔 아버지이며, 이상형의 여자와 결혼해 잘 살고 있다.

내가 처한 상황에 낙담할 수도 있겠으나, 그렇게 하는 것은 나나 내 가족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제부터 내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 (p.9)

 

췌장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카네기멜론대학 컴퓨터공학과의 랜디포시교수!

그의 마지막 강의는 "췌장암 극복기"도 아닌, "컴퓨터가 만들어줄 미래혁명"도 아닌

"자기 삶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였다.

자신의 삶을 정리해야 하는 시간, 그 순간에도 저토록 밝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과연 진짜 환자가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지기도 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긍정의 전류'가 통하고 있는 그는 분명 이렇게 얘기했을 거다.

"심장마비나, 교통사고로 죽는 게 아닌, 이렇게 준비할 시간, 정리할 시간이 주어진 '환자'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 자신이 어떻게 인생을 살려고 노력했는지,

어떤 방법들이 그 인생의 길에 도움이 되었는지,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지 않을 수 없다.

"민트 초콜렛을 보내라" "당신은 묻기만 하면 된다" "첫번째 펭귄이 되어라"

이런 암호같은 제목으로, 삶의 정답 같은 이야기를 100% 공감되게 술술술 잘도 풀어놓는다.

그의 생각, 말, 행동, 그 모든 것을 따라하고 싶어진다.

그를 내 삶의 멘토로 삼고 싶어진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그의 이름을 검색하니, 이렇게 나온다.

 

랜디포시

출생 : 1960년 10월 23일

사망 : 2008년 7월 25일

 

그는 꿈을 꾸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그리고 꿈을 이루었다.

이제 그가 했던 마지막강의는 마치 꿈인듯 여겨지지만,

어릴적 꿈을 사랑했던 그는, 책을 통해 그를 만나는 많은 이들을 다시 꿈꾸게 한다.

 

그는 효과적인 가르침의 방법으로 "헤드페이크"라는 것을 알려준다.

헤드 페이크. 그것은 바로, 과정에 푹 빠져들 때까지,

배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진정 배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게 하는 속임수다. (64p.)
그러면서 마지막 페이지에서 그가 밝히는 헤드페이크!


"이 강의는 여기 모인 사람들을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고,

"오늘 이 마지막 강의는 내 아이들에게 남기는 것"이었다고...

그의 강의를 읽으면서 난 정말 나를 위해 준비한 "맞춤형 강의"이 아닐까 착각했었다.

그의 헤드페이크는 적어도 "나" 라는 독자에겐 통쾌하게 적용된 거다.



 

남은 그의 유족들에게 달려가 말해주고 싶다.

당신의 남편은, 너희들의 아버지는 죽지 않았다고,

이 <마지막 강의>라는 책을 통해, 세상 사람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거라고....

실제로, 난 그가 잊혀질 때쯤 이 책을 다시 꺼내보고 싶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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