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을 위한 올바른 글쓰기 33가지 방법
김하원 지음 / 민중출판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말 바르게 쓰기 시험' 이 있다면 난 몇 점을 받을까?

 

영어시험도, 중국어시험도, 일본어시험도 아닌데....

하지만 난 그 도전마저 망설여질 것 같다.

'우리말인데 뭐~' 하는 안일한 생각도 들지만,

'우리말이기 때문에' 더 두려운 게 사실이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년동안 가장 많은 수업시간을 할애했던 '국어시간'!

하지만 우리말의 문법 구조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지금 와서 다시 공부하자니 조금은 막막함이 밀려오는데,

<직장인을 위한 올바른 글쓰기 33가지 방법>은 그래서 더욱 반가운 책이다.

다행히 이 책에서는 "올바른 글쓰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글을 좀 더 잘 써야겠다는 자각을 안 해서 그렇지,

글쓰기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어서 그렇지,

이 두가지 각성만 있다면 글쓰기의 절반은 이룬 것이라고 슬쩍 자신감마저 심어 준다.

얼굴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고, 말과 행동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글 또한 남에게 자신을 보여주는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대충대충 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국어 문법을 제대로 모른다고 해서 당장 의사소통이 안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주어와 서술어만 갖추어져 있다고해서 그것이 문장이 된다'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나 또한 나도 모르게 엉터리 문장을 버젓이 써온게 부끄러워졌고,

단지 귀에 익고, 입에 붙은 말이라고 한번의 의심도 없이 엉터리 단어들을 써 왔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대표적인 예가 '피로 회복'!

너무나 당연히 썼던 "정답을 맞춰보세요"라는 표현!

뿐만 아니라, '축복'이나, '조문' 같은 단어도 그 뜻을 정확히 알아보려는 노력 없이 써온게 부끄러워졌다.

'장사''장수'의 정확한 의미도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피로 회복은  '피로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의미이므로 '원기회복, 피로 해소' 가 올바른 말이라고 한다.

*'맞히다'와 '맞추다'를 구분하고 보니 "정답을 맞혀보세요"가 맞는 말이었다.

*축복 자체가 "복을 빈다"는 의미이므로, "축복 받다"라는 표현은 잘 못 된 것으로, "복을 받다"가 맞는 표현이다

*조문은 상주를 위문하는 것이기 때문에, 돌아가신 친구 아버님을 조문하러 간다는 것은 틀린 말이었다

*장사는 물건을 파는 '일'을 나타내고, 장수는 물건을 파는 '사람'이다 ex) "아버지는 엿장수시고, 엄마는 떡장사를 하신다." 

 

나도 모르게 손에 연필을 들게 되고, 몰랐던 것들을 열심히 메모하며 읽다보니 꽤 재미있다.

 

저자는 현재 우리의 글쓰기 문제점을 네가지로 지적한다

 

자신도 잘 모르는 낱말을 써서 헷갈리게 하고,

쉬운 말을 놔두고 일부러 어렵게 쓰고,

너무 길어서 몇 번을 다시 읽도록 하고,

필요 없는 말을 잔뜩 넣어 두기도 한다. (P.7)

 

그러면서 글쓴이 자신이 이 책을 쓰면서 진정 고민했던 내용을 한문장으로 얘기한다.

 

"어떻게 써야 얇은 책으로 꼭 필요한 것을 알려줄 수 있을까?"

 

이 한문장에 글쓰기의 진정한 노하우가 담겨 있다

그리고 시종일관 "쉽게! 간단하게! 분명하게!" 쓸 것을 강조한다.

 

책 표지에 이런 말이 적혀 있다.

"안 읽으면 평생 후회할 직장인의 필독서"

과장은 아니었다.

안 읽었으면 정말 평생 후회할 뻔했다.

회사 업무를 위한 글쓰기 팁이 많으니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직장인"이라면 더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항상 두려웠던 글쓰기..

그 글쓰기라는 전쟁터에 나서기 위한 무장을 한 기분이다.

이제 두렵지 않다.

그동안 몰라서 두려웠던 것이다.

이제 와서 국어문법에 대한 공부를 다시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해선 안될 것 같다.

어쩜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 때인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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