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조주희는 미국 ABC 뉴스 한국 지국장으로 외신 기자이며 전방위적 글로벌 미디어 전문가 라고 소개되어 있다. 아주 특별한 이력을 자랑하는 작가의 경험들이 책의 구석구석에 녹아 있는 책인 듯 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여성으로 다른 문화, 다른 성별 사이를 줄타기 하며 밸런스를 맞추는 법, 사회와 가정에서, 이익 집단에서 현명하게 대응하며 영민하게 살아가는 법, 나를 사랑하는 만큼 주변을 돌아보고 사랑하며 연대하는 법, 변화하는 글로벌 시대에 대처하는 마음가짐, 나이 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웰에이징 하는 철학 등을 소개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었다. 여성의 권리는 주장하는 구호를 넘어서 일상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작은 저항을 쌓아가면서 새로운 역사의 물결을 만들어자가고 독려하면서 말이다. 어쩌면 흔한 말이지만, 삶에서 당시로서는 드문 여성 외신 기자로서 삶으로 터득한 작지만 단단한 저항들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기게 하는 대목이었다.
여성 기자로 남성 중심적인 한국 사회를 거쳐온 그녀의 경험담들이 생생하게 첫 페이지부터 담겨 있었다. 때마침 지인들 중 기업의 임원 혹은 지사장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 리더들과 식사를 하며 나눴던 경험담과 대동소이 했다. 지금 40~50대들이 한국사회의 남성 중심적 거친 잣대에 부응하기 위해 매우 남성적인 기질들을 강화할 수 밖에 없었고, 삶에서 대두되는 여러가지 역할들을 동시에 소화해 내는 슈퍼 우먼일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들 말이다. 그렇게 투쟁적으로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여성 리더들이 그나마 지금정도의 한국 사회 안의 여성의 지위를 만들어 온 것에 대해 약간의 감사를 떠올려 본다.
저자는 여성으로써 차별적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작은 팁들을 공유하고 있다. 어떤 것은 정말 연습해두고 싶다는 것도 있었고, 아직은 감은 오지 않는 팁들도 있었지만, 적어도 그녀가 삶에서 저항하고 자존을 쟁취하기 위한 노력들이 녹아 있기에 나 또한 그녀의 힘과 에너지를 잘 흡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