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마당 아이들 - 하찌동화집,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이창식 지음 / 연지출판사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저는 부모님들이 말한 보릿고개 시절을 잘 알지 못합니다.
당연하지요 겪어보지 못해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의 어린 시절에 어른들은 걸핏하면 보릿고개 이야기를 들먹이며

[...그 시절은 그랬어....] 라던지
[ 굶어봐야 정신 차리지..] 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야단을 치시곤 했습니다.

여하튼 그 보릿고개라는 시절이 먹고 살기 힘들었다는 대표적인 표현으로 사용된다는것 정도는
어렴풋 하게나마 알수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것은 어린마음에도 그 보릿고개라는 시절이 힘들었다는 것을 알겠는데
어른들은 그 시절 이야기만 나오면 뭐가 즐거운지 웃음이 끊이지 않고 즐겁게 보릿고개 시절을
이야기를 하시는 것입니다. 아마도 추억을 반추하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마치 제가 그 징글징글 했던 군대 시절 이야기를 이젠 맘편하게 웃으면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는것 같이
말입니다.

본문의 배꼽마당 아이들의 즐거움과 슬픔과 고민은 이젠 저도 공감할수 있습니다.
달동네....그리고 시골동네.......그네들의 삶을 저는 경험해봤으니 말입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본문에서 나오는 시원이나 그 친구들이 경험하고 느꼈던것을 저도 같이 해본적이 있지요.
마치 시원이와 같은 나이때에 말입니다.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에게 동생이 생기자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댁에 저를 보낸것입니다.
어린 마음에는 부모님원망을 무던히도 했었는데...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그때 할아버지와 같이 살았던 몇년간의 시골생활은 제가 지금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도
아릿하게 아플정도로 그립고 소중한 추억이 되버렸거든요.

한겨울 평평 내리는 눈을 맞아가며 종일 방패연을 날리다가 어스름 해질녁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동네 초가집 굴뚝위로 밥짓는 연기가 풀풀 올라옵니다. 그 광경이 얼마나 그리운지 모릅니다.

한 여름 퇴약볕아래 동네 형들과 강가에 나가 멱을 감으며 하루종일 놀던 그때가
저의 인생 최고의 눈부신 시절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습니다.

 

이제는 단조로운 일상에 매일매일 기계부속처럼 태엽감듯이 살아가는 저를 문득문득 뒤돌아볼때
그 엣날 한줌 추억은 정말로 눈물겨운 저만의 최고의 보물이자 반지의 제왕 인것이죠...^^

요새 젊은 분들은 저런 삶을 알까요..?
본문속의 시원이가 보내는 하루하루의 나날들을 이해할수 있을까요...?

우중충해보이고 웬지 초라해보여도 그속에는 우주를 덮고도 남음이 있을만큼의 즐거움과
뿌듯한 자신만의 보석이 있음을 알까요...?

저 역시 수십년이 지난뒤에 알게되었습니다...
다른말로 철이 늦게 늦게 들었다고 할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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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희 2015-09-29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른들이 읽는 동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