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해 - 김민기가 생각하는 오래 사랑하는 법
김민기 지음 / 팩토리나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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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9년 후 결혼 한 홍윤화♡김민기 커플 이야기다. 작가는 김민기. 연예인 대표 사랑꾼이라는데 티비로는 이 커플 소식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이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만난 지 9년이 흘렀음에도 '처음'인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고 기록으로 남겨 그때를 다시 추억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아마 둘이서 같이 이 책을 보면서 다시 그때 느낌 그대로 가슴이 콩닥콩닥하지 않을까? 헤어지고 나서 쓴 많은 에세이 책들 후회로 점철된 그런 책들은 읽을수록 오글거림만을 더 할 뿐인데 현재진행형인 책을 읽으니 내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오래 만나면 시들해진다고, 오히려 짧게(?) 연애하고 결혼하는 게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case by case...  사람에 따라 다른 거였다. 나 또한 그런 편견이 있었는데 남편 연구실 형들은 기본 7년 이상 10년 넘게도 연애하다 결혼하고 잘 사는 걸 보니 역시 사람 나름이었다. 중간중간 실려 있는 사진 속 홍윤화는 항상 반달눈으로 웃고 있어 너무 귀엽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김민기의 표정은 보이지 않아도 알 만하다. 여느 커플처럼 삐지고 싸우고 화해한다. 하지만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같으니 더욱 사랑이 커질 수밖에.^^ 사랑 또한 이타적인 마음이 아닐까.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다른 사람을 수용할 줄 아는 자세가 서로를 행복한 날들도 채워지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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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이 난세를 만든다
강철수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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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만화 작가가 30여 년 동안 일본을 오가며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쌓아 편찬한 에세이다. 한국에서 일본 좋아한다고 하면 친일파 취급하면서 일본 여행은 최고로 많이 간다고, 또 일본에 다녀온 사람에게 물어보면 긍정적인 대답이 주로 이룬다고 한다. 내게 일본은 양가감정이 자연스레 따라오는 나라 같다. 가깝고, 이젠 환율도 싸졌으니 부담 없고, 친절하고, 깨끗하고, 그러나 일본이 예전에 우리나라에 한 짓을 생각하면 열받고, 여성인권이 낮은 나라라 살고 싶을 정도는 아니고, 친절해서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나한테 와사비 폭탄 같은 복수(?)를 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여행을 가는 참 내가 생각해도 내가 이상하다. 일본은 사과를 할 만큼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받을 용의가 없다고, 광화문에서 무릎 꿇어 사과하라고 했다는데(?) 그건 자존심을 버리는 행위라고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말한다. 자동차 폐차 급 만들어놓고 타이어 값으로 퉁친 경력이 있지만 일본 측에선 할 일을 다 했다 하는 입장이고. 음, 참, 일본-한국 문제는 아무래도 식민지 통치를 당했기 때문에 좋게 이야기하긴 어려울 듯하다. 이 작가가 30여 년 동안 일본을 왔다 갔다 하며 그냥 여행도 아닌 여러 사람을 취재(?)하며 다니면서 일본이 한 짓에 대해 우리가 부풀려 알고 있는 것들도 있다며 이야기를 풀어놓았는데 흥미는 있으나 '이것은 진짜인가?'하는 의심은 풀지 못하겠다. 편견을 거두고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는데 어느 누가 진실을 말하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으니... 고위공직자들의 나라말아드신 스토리는 어느 책에서도 많이 나와있으니 더 이상 놀라울 것도 없다. 고위 공직자들이 부패하지 않은 나라가 있을까? 씁쓸하구만.

군사정권이 정치를 잘해서인지, 기업이 수출을 잘해서인지 국민소득이 늘었다. 깡패가 많이 잡혀가고 '조국 찬가'가 여기저기서 울려펴졌다. 그럴수록 정직하고 투명한 사회가 돼야 하는데 수면 밑으로 더 많은 부조리가 용암처럼 흘렀다. 보통 사람 눈으로도 그것이 훤히 보일 때가 많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데 참 신기했다. 힘 있는 사람 힘든 더 세지고, 국민소득에 맞춰 뇌물 액수도 점점 올라갔다. 가끔 신문에 안 났으면 일반 서민들은 그런 큰돈이 세상에 굴러다니는 것도 몰랐다. 종종 배달 사고라는 것이 있었지만 곧 위험수당이라는 파생상품이 생겼다. 이래저래 돈 가진 사람들의 세상. 그들만의 리그였다. _87p

누가 개천에서 용이 난다고 했어.
이제 개천에 모기도 안 나.
개천은 죽었어.
땅주인 놈이 원룸 지으러 개천을 메웠어._98p

제발 양국이 하루만이라도 그놈의 스마트폰 내려놓고 육성을 주고받는 순수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을까. 너무도 부끄러운 억지 일란성 쌍생아 그만 끝내고 좋은 나라, 좋은 것만 공유할 수 없을까._2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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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 강철의 숲
미야시타 나츠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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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가 어딘가에 녹아든 아름다움을 꺼내어 귀에 들리게 해주는 기적이라면 나는 기쁘게 피아노의 종이 되리라.

"밝고 조용하고 맑고 그리운 문체, 조금은 응석을 부리는 거 같으면서 엄격하고 깊은 것을 담고 있는 문체, 꿈처럼 아름답지만 현실처럼 분명한 문체."

조율사가 된다. 그 길 역시 피아노의 숲을 걷는 한 가지 방법이다. 피아니스트와 조율사는 분명히 같은 숲을 걷는다. 숲 안의 다른 길을.

"재능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어. 그래도 속으로 믿는 거야. 1만 시간을 넘어도 보이지 않았던 무언가가 2만 시간을 투자하면 보일지도 모른다고. 빨리 보이는 것보다 높고 크게 보이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고대 중국에서는 양이 사물의 기준이었대요. 신에게 바치는 재물이었다나. 선하고 아름답다고요. 그건 우리 사무소 사람 모두가 항상 진지하게 추구하는 가치잖아요. 선함도 아름다움도 원래 양이었다고 생각하면, 아아. 우리가 찾고 있던 것은 처음부터 피아노 안에 있었어요."



신입 조율사 도무라의 성장기를 보는 느낌이랄까. 피아노 조율사 이야기. 주제만 봐도 잔잔함이 느껴진다. 학교 피아노를 조율하는 '이타도리'를 보고 피아노의 매력에 푹 빠진다. 산에서만 살아 세상 물정 모르는 도무라는 조율사 양성학교에 들어가 무사히 마친 후 이타도리 가게에 취업한다. 같은 피아노일지라도 주인에 따라 상태는 너무나 다르고 주인이 원하는 것도 다르다. 어떤 소리를 나게 할 것인가. 피아노에 대해 몰랐던 나는 조율함에 따라 소리가 천차만별로 바뀐다는 걸 처음 알았다. 신입 도무라에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기란 너무 어렵다. 단지 기술만 필요한 것이 아닌 고객과 의사소통을 하며 진짜 원하는 소리를 찾아내야 한다. 도무라와 함께 성장한 쌍둥이 자매. 가즈네 언니는 유니 동생보다 항상 자기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다 갑자기 유니가 손가락이 까딱하지 않는 병에 걸린다. 가즈네는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결심한다. 유니는 그런 언니를 위해 조율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가즈네와 유니가 보여준 피아노에 대한 사랑과 열정. 포기와 도전을 선택하며 성장하는 모습들. 그 사이에 있는 도무라. 피아노 하면 건반을 잘못 칠 때마다 자로 손가락을 내리쳤던 선생님의 기억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것이 너무 싫어서 그만두었다. 손가락이 꽤 길어서 피아노 치기에 좋은 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피아노의 매력에 빠지기 전에 질려버리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피아노의 낭만은 늘 가지고 있다. 양과 강철의 숲이라는 건 피아노다. 앞으론 피아노를 본다면 숲이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잔잔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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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김나연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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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가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모두 다 언제든 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모두 자신의 무능력함에 무기력해졌다._69p

울지 말고, 구겨지지 말고, 이젠 종이에 연필로 글 쓰면서, 제발 행복하게 살자. 우리 다._93p

정이 든다는 건 이런 건가 보다.
없이도 잘 살았는데
만나버렸더니 그리워진다._176p

여행에선 길을 잃는 것이 좋다. 사실 아는 길도 없는 주제에 길을 잃는다는 말은 어폐가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밟아본 만큼 내 땅이 된다는 것이다. 낯선 방향으로 발길을 돌릴 때마다 내 지도는 매분 매초 새롭게 쓰인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그런 식으로 우리만의 지도를 만든다._194p

엄마는 대단한 인생을 살아냈다. 하지만 엄마가 대단한 건 인생이 던져대는 운명이란 고약한 돌팔매질을 끝까지 버텨냈기 때문이지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 아니다._202p

 

모든 동물까지는 모르겠지만, 인간, 여자라는 동물인 내가 느끼기에 여성들이 자신의 의지와는 반하는 섹스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우울해지는 것은 아닐까. 이 책에서도 나왔듯이 첫 단추가 중요한데 많은 여성들이 거절하기 미안해서, 분위기 깨기 미안해서, 혹은 무서워서(?), 헤어지자 할까 봐(?) 따위의 이유로 인해 내 몸 하나 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이끌려가듯 첫 섹스를 치른다. 여자는 엄마 팔자 따라간다더라라는 말은 굉장히 듣기 좋지 않다. 아니 듣기 싫다. 내 엄마의 인생이 후졌다기보다는 마치 아무리 열심히 용써봤자 엄마 인생처럼 살게 될 거야 같아서 랄까. 또 그 시대에는 남편이 바람을 펴도, 때려도, 무능력해도, 아이를 생산하는데 조금의 도움을 주었다고 참고 사는 시대였다. 기성세대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는다고 보태주는 건 하나도 없으면서 입 뗄 생각 말고 자신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부터 돌아봐주기를. 김나연 작가의 어머니도 무능력한 남편과 살면서 악착같이 두 딸을 키워냈다. 가족들 중 대학 나온 사람이 한 명도 없는 환경에서 작가는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사람은 환경과 비슷하게 자라난다. 공부해 본 사람이 없는 집안에서는 공부에 대한 이야기는 잘 오고 가지 않는다. 그 가운데서 자신의 꿈을 꾸고 한 발자국씩 나아간다는 것은 주변에 대학 나온 인간들이 천지인 환경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성교육 책으로도 참 좋겠다 생각하는 건 오바일까? 최초 섹스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섹스가 내가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사람과 한다는 것이 왜 중요하냐면 내 몸에 대한 결정권을 뒤흔드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데이트 메이트네 섹스 파트너네 하는 말장난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유예하는 사람들에게도 신물이 났습니다. 침대에선 적극적이길 바라면서 침대 밖에선 금욕적인 숙녀이길 기대하는 남자들도 너무 지겨웠고 남자들에게 그런 여자야말로 '여자'라고 주입시킨 이 사회는 더 싫었고요. 그래서 저의 '섹스 후 우울감'은 단순히 절정 후 찾아오는 공허함은 아니었습니다. 누구도 들으려 하지 않았고, 들려주려 하지도 않았던 연애의 모순들로 인해 많은 대화가, 눈빛이, 섹스가, 연애가, 상처로 남았습니다._246p
나이대가 비슷해서일까, 살아온 발자취와 이어져가는 인생이 매우 비슷해서 나를 대신해서 내주는 목소리가 매우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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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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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개쯤 넣으면 하나쯤 다음 단계로 통과되는 이력서를 가지고 두려움이 없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지. 게다가 혼자가 아니었어. 아빠는 신장 투석을 매주 받아야 하고, 아빠를 돌보는 엄마는 류머티즘으로 고생 중이고, 그런 부모님과 함께 사는 남동생은 아무리 봐도 우울증인 거 같았어. 나는 가족 중에 유일한 경제인이었으니, 의료보험이고 뭐고 다 나한테 달렸던 상황이었지. 이직이고 재취직이고 엄두가 안 났다고._7p

너라면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모든 사랑 이야기는 사실 절망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그러니 부디 발견해줘. 나와 내 언니들의 이야기를. 너의 운명적 사랑을. 그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줄 기이한 수단을.
옥상에서 만나, 시스터. _42p


옥상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느낌은 부정적인 감정들이다. 지쳐서 담배 한 대 피우며 쉬는 공간, 혹은,, 삶을 마감하는 공간. 우리 삶이 지쳤을 때 마음속 옥상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사회생활이란 게 으레 그런 거지 하며 불합리함을 당연시하게 받아들이라 말하는 폭력 사이에서 우리는 옥상을 찾는다.
광고사업부 사원으로 일하면서 일상적인 성희롱을 견뎌가며 버티고 있는 주인공은 함부로 이직조차 하지 못하는 환경이다. 그나마 직장 언니 셋과 함께 버티고 있었는데 언니 셋이 줄줄이 결혼을 하면서 직장을 떠나니 자신도 도피 결혼이라도 해버릴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오컬트로 남편을 만났다는 언니들의 말에, 말도 안돼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뭐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는 주인공이니, 밑져야 본전으로 옥상에서 오컬트를 시전, 운명의 상대라는 남편이 나타났다. 인간이 아닌 남편은 절망을 빨아들이면서 살아가는 존재다. 주인공은 시골에서 심리치료라는 번드르르한 명함을 가지고 남편과 함께 사람들의 절망을 빨아들이며 살아간다. 도피 결혼이라 함은 보통 돈 많은 집안에 시집가서 인생 피는 거라 많이들 생각하겠지. 취집이란 부정적인 단어도 생겨난 만큼 실제 그런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반대로도 물론이고.
벼랑 끝에, 옥상 끝에, 겨우 끈 하나 붙잡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오컬트니 미신이니 뭐니 무엇이 중요하겠나, 일단 우리 주인공은 성희롱과 성추행이 난무하는 회사에서 벗어나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 많은 절망을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이여, 옥상에서 만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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