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손님
히라이데 다카시 지음, 양윤옥 옮김 / 박하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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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현대 우화 5편에 선정된 책이라고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24개국 출간되었다고 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고양이 손님이 주인공이다. 평소 아이와 애완동물은 안돼 하며 오는 고양이 모두 마다했던 주인 할머니조차도 'ㅡ미인이야'하며 치비를 받아들인다. 소설을 계속 읽다 보면 그냥 예쁜 고양이가 아니라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신비로운 고양이처럼 묘사가 되어있다. 아무리 예뻐도 자신의 고양이가 아니라는 생각에 거리를 두는 화자의 부부. 치비는 화자 집에 종종 놀러 왔지만 주인이 아니므로 목욕을 씻긴다던가 꽉 껴안는 행동은 스스로 자제를 하였다. 평소 예절과 절제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심지어 치비를 오랫동안 보고 싶어 근처 집까지 알아보는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고양이는 아니지만 '반려동물'로 마음속에 받아들여 사랑을 주고받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일본의 버블경제로 호황일 때 집을 알아보며 힘들어하는 모습과 버블이 끝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때의 일본은 보며 그 시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슬하에 네 자녀를 두고서도 남편이 죽고 나서 늘 혼자 살았던 할머니도 누구에게도 폐 끼치기 싫어 실버타운에 들어가기로 결심한 걸 보면서 자녀가 노후를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라는 사회적 현상을 나타내준다. 고양이 중심으로 흐르는 소설이지만 일본 사회의 흐름도 놓칠 것이 없었다. 치비는 차에 치여 죽었다고 한다. 치비의 주인에게 소식을 들었다. 자신의 고양이도 아닌 옆집 고양이가 죽었는데 성묘를 하고 싶어 하는 화자 부부. 결국 주인이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연락을 피하고 나서 치비가 묻혀있는 곳도 못 가게 되니 펑펑 우는 아내. 그들에게 치비는 단지 예쁘게 생긴 옆집 고양이가 아니라 정을 나눈 가족과도 같았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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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을 읽다 - 빅데이터로 본 우리 마음의 궤적
배영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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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이제 우리 삶에 뗄래야 뗼 수가 없는 존재가 되었다. SNS, 포털사이트 검색어로 지금 한국은 어떤지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설명되어 있다. 내게도 너무 익숙한 단어들이었다. 혐오, 불안, 행복, 분노, 여가, 비혼, 저출산, 혼밥, 명절, 김영란법, 적폐, 갑질, 누진제, 가짜 뉴스, 대학, 북한, 취업, 미세먼지,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 20개의 주제를 빅데이터를 통해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고 걱정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결국 평등과 공정의 문제다. 어떤 사회적 혹은 심리적 기제가 작용하여 갈등이 증폭되고 혐오의 대상화가 작동하는지, 그로 인한 피해와 고통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되는지, 또 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체계적 논의가 시급하다._22p

보통은 혐오가 다수자가 소수자, 약자에게 드러내는 것이므로 이 문제에 대해선 관심이 많다. 나 또한 소수자, 약자이고 내 아이도 약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쉽게 혐오의 대상이 되기 쉽다. 예로 모든 엄마가 피해를 주지 않는데 싸잡아 부르는 '맘충'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보인다. 선진국처럼 차별금지법도 만들어 강력하게 규제를 한다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엄밀히 말하면 결혼은 개인사이지만, 결혼에 필요한 여러 가지 사회적 조건에 대한 언급이 전반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기혼 여성의 경력 단절 없는 안정적 고용 유지와 일자리 확보라는 경제적 환경이 특히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도 있겠지만 가치관의 변화에 영향을 준 사회·경제적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대목이다._71p

예전처럼 남자만 공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여성도 똑같이 교육을 받으며 유리천장이 존재하긴 하지만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임신과 출산은 여자밖에 못하기 때문에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를 낳기로 했다면 사실상 경력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그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타인에게 아이를 맡기고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 인식도 한몫한다. 일을 하면 아이가 불쌍하다, 일을 안 하면 논다,, 개인적으론 전업주부로 아이를 돌보며 사는 삶이 즐겁고 보람 있지만 사회적 지위로 인해 삶의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불행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생각한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수많은 관련 단체가 저출산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사회 구성원의 가치관 변화로 결혼과 출산은 이제 선택의 영역이 되었다. 안심하고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이끄는 사회환경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출산 자체보다는 육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_84p

보여주기 정책이 아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 실제로 다둥이 엄마들은 편견 때문에 괴롭다고 한다. 나라에서 애 다 키워준다는 편견이다. 얼마나 나라에서 뭐 해준다고 떠들기만 했으면 그랬을까.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곤 하나 실제로 젊은이들에게 와닿지도 않을뿐더러 애 낳으면 얼마 준다 식의 정책은 실로 아이를 낳는 결정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

결혼을 장려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가장 기본적인 일자리, 취업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공정하게 대학을 가는 제도를 마련해서 예전처럼 '개천에서 용나기'가 가능해야 한다. 금수저 부모가 아닌 것이 죄는 아니지 않는가. 또한 매번 숨 쉬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숨 쉬는 것조차 두려워진 세상에 아이를 낳고 살아가기란 끔찍한 일이다. 예전이 더 심했고 지금이 더 나아진다고 하더라도 매일 핸드폰으로 수치가 확인이 가능한 지금, 불안은 더 커졌다. 이미 태어난 아이들도 암 환자로 만들지 말고 미세먼지가 제대로 해결되는 방안으로 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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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산 : 소보로별 이야기 ㅣ 이야기 파이 시리즈
정옥 지음, 유영근 그림 / 샘터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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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그림체,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가 함께하는 꽁꽁산 그림책이다. 한글을 읽을 줄 아는 아이가 읽는 게 좋을 것 같다. 혹은 글밥 때문에 5세 이상에게 권장할 만하다. 할머니에게 줄 무지개 고드름을 따러 꽁꽁산까지 간 보보와 코코아. 무서운 용이 산다는 소문에도 용기를 가지고 꿋꿋이 고드름을 따 왔건만 녹아버려 속상하다. 그런데 반전이! 할머니와 보보가 서로 용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할머니는 용감하게 나뭇가지를 내밀고, 보보는 신발을 내밀었는데 서로 완벽히 속았다. 그래도 할머니 선물을 주지 못해 속상해하는 보보에게 할머니는 말한다. 탐험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인 멋진 이야기를 선물해주었다고. 손주를 사랑하는 할머니만이 해줄 수 있는 따뜻한 말이다. 아이들은 늘 모험을 꿈꾼다. 어른이 생각하기에 당연히 안 되는 것, 혹은 존재하지 않는 곳인데도 하겠다, 가보고 싶다 상상하며 꿈꾼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엄마의 이야기가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상상력을 증폭시켜줄 좋은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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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정원, 고양이가 있어 좋은 날
이시이 모모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샘터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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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누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한 인간을 믿고 절대 의심하지 않는 것이었다._13p

요즘 들어 책은 마치 소모품처럼 되어간다. 읽고 또 읽어도 가슴속에 조금도 남지 않는다. 읽은 다음 날이면 잊어버린다. 책이 그런 것이 되어 슬프다._81p

내가 파장이라는 말을 발명한 것은 그 후였다. 나는 인생을 천천히 걸으면 분명 한두 명쯤 이렇게 완벽하게 이해하는 친구나 작가를 만나리라 믿는다. 정신없이 바쁜 시대를 사는 젊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여기는 동시에 최근 들어 발걸음도 위태로워진 스스로에게도 정신 차리라고 따끔하게 타이른다._85p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가 사랑한 작가라고 한다. 1907년에 태어나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글을 쓰고 번역을 했다. 2008년,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내겐 생소한 작가다.  이 책은 이시이 모모코 작가의 일기장을 보는 듯하다. 처음 책으로 만나본 작가이지만 자연을 사랑하고 동물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가족이 되는 것을 거부하지 않으며 책임감 있게 키우는 할머니 같다. 여학교에 다니면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전쟁 에피소드를 보면서 새삼 1907년생이라는 걸 또 느낀다. 8남매 중 막내가 죽고 나서 막내가 되어 버린 이시이 모모코. 그 옛날 일본 사람들의 삶도 우리와 별다를 바 없구나 느낀다. 농촌 사람들이 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힘든 일을 하며 농사를 짓는데, 도시 사람들은 전혀 모른다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은 직접 농사를 지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진실된 마음이다. 친구가 죽으면서 남긴 집이 자신의 집이 되어 도쿄에 100평 땅에서 살았지만 쇼핑을 즐겨 하지도, 돈을 갈구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고양이와 개와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낸 평범한 할머니다. 내가 일기를 남긴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 생각이 든다. 돈이 많아도, 매일 무언가를 하면서도 즐겁지 않고 행복한 줄 모르고 좇기는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며 읽기에 대단히 편안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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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계절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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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늘이 생애 가장 기쁜 날이니, 기쁨을 맘껏 누리라

타샤 튜더의 정신이다. 타샤 튜더의 어렸을 때 경험한 행사 책으로 그렸고 실제로 자녀들과 함께 하기 위해 새롭게 단장했다. 그 전통은 손자 손녀들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동화작가로 살면서 벌어들인 인세로 실제 동화같이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절의 타샤의 어린 시절을 엿보면 고요하고 잔잔하고 평화로우며 가정적이다. 어떤 행사든 모두 함께 하며 같은 곳을 바라보며 즐거워한다. 이상적인 가족들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타샤 튜더 덕분에 미디어의 홍수 속에 불필요한 정보의 노출로부터 벗어나서 전통을 이어가며 기쁨의 생활을 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리는 아이들이 참 부럽다. 기쁨의 날에는 기쁨을 나누며, 행사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변화하는 자연을 그대로 느끼며 가족과 공유하는 삶을 타샤 튜더만의 따뜻한 수채화 그림으로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타샤 튜더의 정신으로 살고 있는가? 오늘이 생애 가장 기쁜 날이라고 생각하며 그 기쁨을 온전히 누리면서 살고 있을까? 인터넷을 조금만 둘러봐도 기쁨으로 가득 찬 것보다 절망으로 가득 차있는 것 같다. 어차피 살아가는 인생,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라면 오늘이 생애 기쁜 날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는 기쁨을 누리면서 살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훨씬 건강한 삶을 사는 방법이다. 따뜻한 수채화 그림을 보니 마음의 온도가 조금 올라가는 것 같다. 어쩌면 동화가 필요한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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