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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브 농장
이민주 지음, 안승하 그림 / 창비 / 2023년 11월
평점 :

밤이지만, 너무 어둡지 않고, 반짝이는 별, 집안에서 새어나오는 불빛, 그리고 초승달빛..
표지가 참 따뜻하고, 좋았다. 나도 저 곳에 함께 있고 싶은 그런 시골의 풍경..
표지를 넘기자마자 따뜻한 주황, 노랑 빛이 감도는 내표지에 마음을 빼앗겨 한동안 바라보았다. 시간의 흐름이 거꾸로 흐르는 듯 했다. 하긴, 노을이 아니라 햇빛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싶지만.. 내겐 노을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으니..
‘왠지 이 책,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할머니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농장으로 향하는 어여쁜 손주...
페브농장만의 비밀 씨앗을 정성껏 심고, 그 정성에 보답하듯 비밀 씨앗들은 쑥쑥 커간다.
쑥쑥 커가는 씨앗들이 서로 다르지만 귀엽고 사랑스런 모습을 간직한 채 음표로 변해간다. 나도 모르게 씨앗들이 커가는 과정이 음악으로 표현된다면 어떤 음악이 만들어질까? 라는 생각에 잠겨본다.
밤이 되면 텃밭에서 잠자는 귀여운 채소 음표들을 보며 자장가 멜로디가 머릿 속에 흐르고..
해가 뜨면, 둥근해가 떴습니다. 라는 동요가 머릿 속에 흐르고..
아마 페브농장을 읽는 사람들은 모두들 각자의 멜로디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다.
페브농장 테마곡이 있다고 해서 들어봤는데, 왠지 밤에 어울리는 곡이었다. 낮에 어울리는 곡도 있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여러 채소가 어우러진 피자를 만들고 나누면서 끝나는 페브 농장, 누군가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힐링 그림책 한 권을 만나 참 따뜻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