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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목욕탕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70
시바타 케이코 지음, 황진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평점 :
(스포주의)
호박 목욕탕 그림책을 보자마자 아들이 수박수영장 2탄이야? 라며 책을 집어 든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박 수영장을 떠올렸을 것 같다.
아니야, 빵도둑 작가님의 책이야!
아~ 그래?
내가 보기도 전에 혼자 책장을 넘기며 재밌다는 듯 히죽거리는 아이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잠시 후, 나도 책을 펼쳤다.
그러자 아이가 옆에 와 앉는다.
세 친구 곰, 알파카, 고양이.. (세 동물이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 이야기도 궁금하다.)가 새로운 길로 가기로 결정한 후,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호박목욕탕에 가게 된다. 호박 수프 목욕탕 앞에는 주의사항까지 친절하게 적힌 표지판이 떡 하니 놓여 있었다.
전천당을 보아도, 일반적인 이야기를 보아도 수프를 세 친구가 먹겠구나 했더니만, 역시나 먹어버리고, 부작용으로 온 몸이 주황색으로 물든다. 주황색으로 몸이 변해 코 빠뜨리고 걷는 세 친구의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그러다가 만난 하얀색 스튜 목욕탕.. 다시 하얗게 변하려나? 기대하고 있는데.. 흰색과 주황색 줄무늬를 갖게 된 새 친구..
마지막으로 또 다시 하얀 우유 목욕탕을 발견... 이제 하얗게 변하겠구나.. 하며 책장을 넘기려는데 아이가 책장을 넘기는 내 손을 막아선다.
엄마... 세 친구의 몸이 어떻게 될 것 같아?
이제는 하얗게 변해서 웃으며 집에 가지 않을까? 나의 대답을 듣고는 소리 내어 웃으며 한 장을 넘긴다. 얼룩덜룩 젖소처럼 변해버린 세 친구의 몸...
역시 시바타 케이코 작가님~^^
마지막 서로의 몸을 닦고 있는 세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아들과 함께 이들의 몸이 어떻게 되었을지.. 이야기를 나누며 책장을 덮었다.
추워진 날씨에 따뜻한 호박스프, 하얀스튜, 따뜻한 우유탕을 생각하며, 내 몸도 함께 이완되고 편안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책이었다. 더욱이 방심하면, 깜짝 놀라게 만드는 시바타 케이코 작가님의 필력에 다시 한번 므흣했던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