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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가든
한윤섭 지음, 김동성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5년 3월
평점 :
『서찰을 전하는 아이』를 읽으면서,
작가 이름을 다시 확인했던 기억이 난다.
이야기가 가진 힘, 오롯이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야기로 끝나는 작가님의 내공이 부러웠다.
이후 작가님의 신작이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무려 5년동안이나 작가님의 책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한윤섭 작가님이 점점 희미해질 때쯤....

너무나도 아름다운 삽화와 반가운 작가님의 이름으로
『숲속 가든』을 만나게 되었다!
책 표지가 이뻐서, 이건 무조건 소장해야해! 도서관에서 빌려볼 순 없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토록 기다렸던 한윤섭 작가님의 신작이라니!

설레이는 마음을 책장을 펼쳤다.
신비롭고 능청스러운 이야기의 장인,
한윤섭 작가님이 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로 찾아왔을까~
김동성 그림 작가님의 아름다운 그림과 한윤섭 작가님의 이야기가 어우려저,
전설같은 현실, 현실 같은 전설 이야기가 네 편이다.
『숲속 가든』, 『이야기의 동굴』,『잠에서 깨면』,『비단잉어 준오씨』
차례대로 읽어도, 제목이 끌리는 이야기부터 읽어도,
어떤 페이지를 읽어도, 아마 내가 상상하고 기대했던 그 이상이 담겨져 있을 『숲속 가든』

어느 흔한 등산로에, 흔하디 흔해 보이는 『숲속 가든』
여기 흔하지 않은, 매일매일 생사를 걸고 죽음의 게임을 벌이는 닭이 있다.
내가 할아버지와 함께 숲속에 있는 식당을 찾아가며,
만나게 되는 닭의 잔인한 운명.

무심코 던지는 질문속에 『숲속 가든』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양계장으로 가던 트럭에서 쏟아져 내린 병아리 상자들.
그냥...지나쳤으면 됐을텐데...그러지 못하고 자동차 트렁크에 옮겨 실은 것이
숲속 가든의 시작이다.

병아리의 작은 몸이 손안에서 떨고 있었다.
그 떨림은 본능이었을 거야.
그러면서 그 작은 눈으로 나를 보는 거야.
작은 병아리의 본능.
매일매일 삶과 죽음앞에서 사투를 벌이는 닭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연 삶과 죽음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나도 모르게 고민하게 된다.

내가 얼마나 살 수 있을까?
내가 죽음을 맞이할 때는 언제일까?
그 시간을....더 뒤로 돌릴 수는 없을까??
한정된 시간을, 매일매일 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해봤을 질문들...
자신에게 남아 있는 생명의 기한이 적힌 시계가 있는 동굴이 있다면...
나라면, 내 시계를 찾아 바늘을 되돌리고 싶은 욕심을....이겨낼 수 있을까?
『야기의 동굴』이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자의 서글픔이 담긴 이야기 『잠에서 깨면』,
인간들 못지 않은 뛰어난 지능을 가졌지만 그저 물고기로 살 수 밖에 없는 『비단잉어 준오씨』
네 편의 이야기 모두 재미있어 술술 읽힌다.
단순히 재미난 이야기만이 남지도 않는다.
이야기 사이사이로 생각할 고리가 여기저기 이어진다.
바로, 그토록 기다려온 한윤섭 작가님이 가진 힘이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를 함께 읽을 때는 아직 어렸던 꼬맹이가
『숲속 가든』을 읽을 때는 나와 함께 책 속 질문을 함께 나눌만큼 자라났다.
한윤섭 작가님의 신작을 기다리던 시간이 길고 길었지만,
그 시간이 그저 허투루 가지많은 않았나보다.
조금은 어렵고 철학적인 질문이 담긴 『숲속 가든』.
하지만 한윤섭 작가님이 풀어내는 이야기의 힘은 아이도, 나도 끝까지 책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세상의 길목에서 문든 마주치게 되는 소중한 생명들,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
다시, 이야기의 시대.
이야기가 가지는 힘을 한윤섭 작가님의 책 『숲속 가든』과 함께 마주해보길,
강력하게 추천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