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경상도에 사는 사람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읽히는 문장.
나여, 찐빵. ㅋㅋㅋㅋㅋㅋㅋㅋ
찐빵이 쓰는 구수한 사투리가 아이 맘에 쏙 들었나 보다~
나도 아이처럼 첫 문장부터 너무 맘에 들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겨울 간식 찐빵이 주인공이라니!
이 그림책, 첫 장부터, 첫 문장부터 너무 맛있다! 아니아니아니 너무 재밌다!

한때, 찐빵은 대체 불가 인기남이었다.
온 세상 한가득 수중기 폴폴 날리고, 방싯방싯 웃는 사람들이 몰려들 때,
찐빵은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는데...
어느새 찐빵을 찾던 사람들이 하나둘 줄어들더니
진빵대신 맨들맨들 고기만두, 매콤불긋 김치만두를 찾는 사람이 더 많아졌지...

어디 만두뿐인가...
옆 가게에는 이름도 생소하고 발음도 어려운 샤오룽바오와 딤섬까지.
나날이 찐빵은 사람들에게 잊혀지기만 하는데...

그래서 잊혀져 가는 찐빵이 슬픔과 외로움에 빠져있냐고??
에이~ 천만의 말씀!
우리 찐빵은 그렇게 나약한 찐빵이 아니라고~
다시 찐빵의 날은 돌아올꺼야~
사람들이 찐빵을 먹고 싶어서 가게 끝까지 바글바글 줄서는 날이!
왜냐하면 주인아저시가 기 막힌 비법을 찾아냈으니깐 말이야~

자 그럼~
며느리한테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주인아저씨의 기 막힌 비법
우리 살짝 엿보러 갈까?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지~
이 기막힌 비법을 보면 지금 당장 찐빵이 먹고 싶어진다는 것!
그러니 너무 늦은 밤에, 또는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은....좀 참아주길~

나 찐빵의 맛의 비결은 역시 팥이지!
팥죽할멀과 호랑이가 사이좋게 정성스럽게 가꾼 밭에서 자란 붉은 팥 친구들.
찐빵의 팥이 되기가 어디 쉬운 줄 아나?
붉은 팥 친구들중에서도 뜨거운 햇볕과 거센 비바람을 견뎌내고
수백년 전통에 따라 단련하고 또 단련받은 팥만이 찐빵의 팥이 될 수 있다는 것!

어디 그뿐인가?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그 순간, 팥들은 다시 뜨거운 솥으로 들어가지.
뜨겁고 팔팔 끓는 냄비속에 3시간, 그래 무려 3시간을 버티고 버텨야지만
찐빵속으로 쏙! 들어갈 수 있다니....!
내가 먹던 찐빵의 팥이 유난히 맛있고 달콤했던 이유가 있었던 거지~

어디 그뿐이야?
팥을 감싸는 하얀 속살, 포근하고 부드럽고 촉촉하고 매끈매끈해서
입안에 착착 감기는 그 찐빵은 얼마나 고되고 힘겨운 길을 걸어왔겠어?

너도나도 찐빵이 되고 싶다던 아이들중에 고르고 골라
알록달록 찐빵의 얼굴이 된 친구들.
쫀득쫀득 쌀찐빵, 열정 가득 품어 발그레한 오미자 찐빵.
진한 향기가 멀리까지 퍼지는 고소한 쑥찐빵,
항상 좋은 일이 있는지 늘 노랗게 웃는 옥수수찐빵까지.....!
아.....! 찐빵 먹고 싶다!!!
이렇게 맛있는 찐빵 어떻게 안먹고 배기냐고~~
지금 당장 찐빵 사먹으로 아저씨네 가게로 뛰어가고 싶다!

『나는 찐빵』 속 찐빵이 구수한 사투리로 전해주는 찐빵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