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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작아지는 나의 부모님 ㅣ 파스텔 그림책 5
지노 스워더 지음, 서남희 옮김 / 파스텔하우스 / 2023년 7월
평점 :
어렸을 때 놀았던 골목에 어른이 되어서 가본 적이 있다.
피구도 하고 , 고무줄 뛰기도 하고 , 다망구도 했던 넓고 넓었던 골목이
어른이 되어 마주했을 때 놀랍도록 좁았다.
어른 한 두명이 어깨를 마주치며 지나갈 정도로..
어렸을 때 너무 커서 감당하기 벅찬던 것들이
어른이 되어서 작은 모습으로 나와 마주할 때가 있다.
산처럼 크고 든든했던 나의 부모님도...

"어느 날부터 이상하게도 작아지기 시작한 나의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
『자꾸만 작아지는 나의 부모님』

이민자인 나의 부모님께.
그리고 오직 자신들이 훨훨 날아가기만을 바라며
자신들의 고생은 기꺼이 받아들이는 모든 부모님께
작가의 말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이민자로 낯선 땅에서 차별과 억압을 받으며 살아갔을 작가의 부모님도,
내가 훨훨 날아가기 바라며 젋은 청춘을 조용히 희생했을 나의 부모님도
함께 생각났다.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자기 부모님이 특이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아이였을 땐 부모님이 참 크고 높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작디 작은 나를 보살펴주고 키워주기에 참 든든했었다.
가끔 부모님의 가난이 다른 사람들보다 특이하다고 느낄 때도 있었지만
든든한 부모님 덕분에 내 어린 시절은 대부분은 반짝거렸고 웃음이 함께 했다.

머나먼 나라에서 이곳까지 이사온 이민자인 나의 부모님.
신발은 낡았고 주머니는 텅 비어 있었지만,
자식을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만은 가득 차 있었으리라..

하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어렵게 살면서도
나에게만은 온 정성을 쏟았어요.
세상의 보통 부모님은 자신은 헐벗고 굶주리더라도
자식을 위해서는 온갖 정성을 쏟는다.
내 자식이 덜 배고프기를, 더 멋진 옷을 입고, 더 나은 교육을 받으며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기를...
고단한 삶이 끝나는 밤, 아이를 위한 자장가를 부르며
부모님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몰랑몰랑 네 살을 어루만지면
몽글몽글 사랑이 자라난단다
사는 것이 때로는 힘에 겨워도
마음만은 우뚝우뚝 거인이란다.

부지런히 일했지만 늘 빠듯했던 나의 부모님
아이의 생일에 예쁜 케이크를 사주고 싶어지만 돈은 턱없이 부족하다.
음...그럼 5센티미터면 될 것 같군요.
당신들의 키 말이에요
모자란 돈 대신 부모님의 키 5센티미터를 내어주고 예쁜 케이크에 초를 분다.

아이가 자라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필요한 것이 예쁜 케이크뿐이었을까..
학교, 교복, 신발, 책 등등 필요한 물건들은 끝없이 늘어나고
한 해, 또 한 해가 지나며 나는 쑥쑥 자랐어요.
하지만 부모님은 슬금슬금 작아졌어요.
어느 새, 나보다 작아진 부모님의 키와 얼굴에 늘어난 주름을 보며
나는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 직장을 다니고,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었던 것이
부모님의 희생덕분이었다는 것을...늦게나마 깨닫는다.

아직 어린 아이는 부모님의 키가 작아지고 작아지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이를 낳고, 내 시간은 멈추었다.
멈춰진 내 시간을 야금야금 먹으며 아이는 쑥쑥 자라났다.
내가 아이를 위해서 내어준 것들을 후회하진 않는다.
하지만 가끔은 내가 아이를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그 사랑의 대가로 무엇을 내주었는지,
아이도 나를 사랑해주었음 좋겠다.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는 세상의 모든 부모님을 위한 책
"어느 날부터 이상하게도 작아지기 시작한 나의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
『자꾸만 작아지는 나의 부모님』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