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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등등 동아리를 신청합니다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90
류재향 지음, 모예진 그림 / 시공주니어 / 2023년 7월
평점 :
류재향 동화작가의 이름은 낯설다.
고개를 갸웃거리다 『욕 좀하는 이유나』 의 작가~라고 말하면
금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어도 재미있는 『욕 좀하는 이유나』 류재향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기타 등등 동아리를 신청합니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너무나 직관적으로 기타 동아리 이야기인가 생각했었다.
이런;;
하지만 제목을 자세히 보니 아 그 기타! 하게 된다.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았다.
그 밖의 또 다른 동아리를 신청한다고?
한 마디로 정의되지 않는 기타 등등 동아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

기타라 하면, 뭔가 주류가 아닌 비주류
인기있기보단 소외되는 것, 반짝거리는 것보단 후줄근한 느낌,
정상보다는 비정상에 가까운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가,
어른들은 기타를 외면하고 금지한다. 하지만!
어른들이 외면하고 금지하는 작고 소중한 존재들의 '기타 등등' 이야기 궁금하다!
'기타', '외', '등등'....
그런 것들이 왜 중요한지 알아?
사람들이 신경을 잘 안쓰니까.
그런데,
아무도 신경 안 쓰는 것 중에 진짜 중요한게 많거든.
'기타'가 우리를 구할 거야..라고 시작하는 이야기.
『기타 등등 동아리를 신청합니다』 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아이도 나도 책을 받자마자 읽어보았다.

우리 아이와 같은 4학년 오솔.
매년 학기마다 신청하는 뻔한 동아리 신청서.
이런 뻔한 동아리 중에서 오솔이 하고 싶은 동아리는 하나도 없다.
아이도 여기 나와있는 동아리는 벌써부터 지겹단다 ㅎㅎ
하지만 오솔은 눈을 반짝거린다.
동아리 신청서에서 발견한 "기타 등등"이란 글자~
"희망하는 기타 동아리가 있으면 따로 신청 바랍니다"
따분하고 뻔한 동아리가 아닌 반짝 거리며 신나는 동아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오솔은 놓치지 않고 발견한 것이다.

기타 등등 동아리를 신청합니다!
오솔은 확신한다.
자신처럼 뻔한 동아리가 아닌 기타 동아리를 신청하고 싶은 아이들이 있을 거라는 걸!
선생님, '기타'가 생각보다 중요한 것 같거든요.
기타, 외, 등등, 그런 건 사람들이 별로 신경쓰지 않지만요.
진짜 하고 싶은 말은 기타에 쓰기도 해요.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오솔은 기타 외를 원하는 아이들을 찾기 시작한다.

『기타 등등 동아리를 신청합니다』 열심히 읽는 아이.
오솔처럼 자신도 기타 등등 동아리를 찾고 싶단다.
하늘위에 같은 모양이 없는 다양한 구름을 관찰하는 구름 관찰 동아리,
비온 뒤 고인 물웅덩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맘껏 첨벙대는 물웅덩이 체험 동아리,
너무 작아서 관심받지 못하지만 소중한 것을 모으는 수집동아리 등등
아이는 책 속에 나와있지 않는 자신만을 위한 동아리를 만들어 보고 싶단다.
책 속의 아이들이 만들고 싶어하는 동아리를 듣다보니,
그동안 내가 어른의 기준으로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작고 사소한 바램들을 너무 몰라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의 구름을 멍하니 바라보는 일이 공부도 하기 바쁜 시간을 쓸데 없이 낭비하는 일이라고,
이제 어린 아이도 아닌데 물웅덩이를 첨벙거리는게 옷만 버리는 일이라고,
아이에게 작고 소중한 것이 그냥 쓰레기를 모아둔 것이라고 타박했던 일들이,
후회와 미안함으로 다가왔다.
아이는 어른들이 강요하는 크고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작은 세상에서 그 밖의 다른 소중한 것을 발견하고 있었다.
'기타'는 중요해요.
큰 목소리보다 구석에서 맴도는 작은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이유지요.
오늘의 사소한 '기타' 목록이
내일의 그 어떤 날도 빠짐없이 반짝이게 할 거라는 기대를 줍니다.
큰 목소리보다 구석에서 맴도는 작은 소리를 존중하고 이해받고 자란 아이가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멋진 어른이 되어줄꺼라는 기대를 해보며
오늘부터 아이의 '기타 등등'을 존중하며 함께 좋아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