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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란 신발 ㅣ 그린이네 그림책장
재희 지음 / 그린북 / 2023년 7월
평점 :
한 때 반짝거리고 소중했던 내 것!
아까워서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눈으로만 아껴두었던 내 물건들
그렇게 소중했던 것들이 흐르는 시간속에
나도 모르게 사라져가고, 한참이 지난 뒤 문득
아! 맞아...!
나 그때 그거 참 소중하게 아끼며 좋아했었는데......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찾아올 때가 있다.

『내 노란 신발』
그림책 속 여자 아이의 지금 반짝거리며 소중한 물건은 노란 신발이다.
노란 신발을 신고 한 껏 부푼 마음이
아이의 웃는 얼굴에서 그대로 느껴진다.
귀엽고 이쁜 노란 신발 누가 사줬을까?
얼마나 소중하게 아끼며 특별한 날에만 꺼내 신었을까?

물놀이를 하다 조금 깊은 곳에 간 아이,
다급하게 아빠를 부른다.
아빠의 크고 튼튼한 팔에 안겨 물에 빠져 나올 때
나도 모르게 내 발에서 벗겨져 물속에 혼자 외롭게 남은 노란 신발...

파란 물속을 하염없이 들여다보지만
노란 신발은 보이지 않는다...
내 노란 신발 어디 갔을까?

둥둥, 오리 행렬 따라갔나?
오리 따라가다 혹시 아기 오리도 만났을까?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아니면 옹기종기 친구들 만났나?
누군가의 다른 소중한 신발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을까?

버려졌다는 쓸쓸한 마음은 잠시 넣어두고
친구들과 개구리들과 신나게 뱃놀이 갔을까?
내가 잃어버린 소중한 내 노란 신발이 어디로 갔을지
아이와 함께 상상해본다.
아이의 소중했던 물건들이 어느샌가 사라졌을 때,
그 물건들이 어디 갔을지 고민은 잠시 해봤지만,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주인 잃어버린 물건들이 쓸쓸히 쓰레기통으로만 갔을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오리를 따라서, 다른 친구들을 만나서,
또는 깊은 바다속에서 동화속 친구들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잃어버렸던 아쉽고 허무하고 쓸쓸한 마음이 조금은 위로가 된다.

얼마전 주말에 새로 산 모기밴드가 어디로 갔을지 생각해봤다.
아이가 좋아하는 포켓몬 캐릭터에 스피너처럼 뱅글뱅글 돌아가서
너무너무 맘에 들며 샀는데,
산지 두 시간도 안되서 잃어버리고 속상해서 눈물을 흘렸는데..
모기 밴드는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우를 만나서 포켓몬 잡기 여행을 떠났을지도 몰라~
아니면 모기떼를 만나서 모기를 모두 퇴치하고 있을지도?
아이에게 소중한 물건은 더욱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도록,
그리고 내 곁을 떠나는 순간이 오더라도
조금은 의연하게 시간을 견딜 수 있도록
『내 노란 신발』을 읽으며 단단한 마음을 길러볼 수 있었다.
아이의 그 작고 반짝이는 소유에서
소중함을 배웁니다.
그동안 반갑게 찾아왔따가 말없이 사라진
수많은 나의 소중한 친구들도 부디 잘 있기를 바라며
시원하고 맑은 여름,
노란 신발을 잃어버린 아주 작은 아이에게 이 책이 닿기를 바랍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이 책이 닿기를
나도 작가님처럼 바래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