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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가 되었어
송미경 지음 / 한림출판사 / 2023년 6월
평점 :

송미경 작가님을 알게 된 것은
거제도 독서모임 북흐북흐에서 한 작가 깊이 알기를 통해서였다.
어른책과 그림책을 읽는 모임 북흐에서 선택한 작가 송미경.
동화책이라 어른이 읽어도 될까 걱정했지만, 웬걸!
『돌 씹어 먹는 아이』 『햄릿과 나』 『어떤 아이가』 『봄날의 곰』 등등
어른이 읽어도 재미와 감동이 넘치는 멋진 책들이었다.
내가 사소하게 넘겨왔던 일들이 일상에 잔잔한 균열을 만드는 사건.
그 사건을 통해 나를, 나와 아이를, 나와 다른 사람들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팬이 되어버린 송미경 작가님이 낸 그림책이라니!
꼭 읽어보고 싶었는데, 서평단 신청하게 운좋게 당첨되어 읽어볼 수 있게된
『토끼가 되었어』

산책을 하던 늑대는 사과를 쪼아먹고 있는 새를 발견한다.
새는 늑대에게 사과를 건네준다.
늑대는 고기뿐만 아니라 사과도 좋아한다는 것!

새가 준 사과를 먹고 잠든 다음 날,
늑대는 토끼가 되어버렸다!!!!
이럴수가! 마법의 사과였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늑대일 때도, 토끼일 때도 여전히 아침일찍 일어나 학교갈 준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엄마, 내가 토끼가 되었어요!
..
그래, 아무려면 어때.
지각하지 않으려면 얼른 밥 먹어야지
내가 토끼가 되었지만
엄마도 아빠도 놀라지 않는다.

학교에서 선생님도 친구도 토끼가 된 나를 어색해 하지 않는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선생님은 수업을 계속 한다.
토끼는 숙자를 셈할 줄 몰라요.
물론 늑대일 때도 난 숫자를 셈할 줄 몰랐어요
내가 토끼가 되었지만,
셈할 줄 모르는 나는 변한게 없다.

친구들과 잡기를 놀이를 할 때
나는 도망다니기만 했다.
토끼는 늑대를 잡지 못하고, 토끼는 늑대에게 쫓긴다.
학교갈 준비를 싫어하고, 셈할 줄 모르는 나는 그대로지만
토끼의 모습으로는 늑대에게 쫒긴다.
그리고 다음 날, 내가 다시 눈을 떴을때
나는 늑대가 되어 있었다.
엄마와 아빠도, 선생님과 친구들도
내가 토끼가 되었을 때 처럼 나는 예전 그대로 바라봐 줄까?
사소한 작은 변화만 아니면 나는 예전 그대로 평화로울 수 있을까......
나는 그대로인데, 내 겉모습이 바꼈을 때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바뀐 내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할 때도 있다.
나는 나인데, 왜 어떤 나는 있는 그대로, 어떤 나는 부정당하게 될까?
어느 날, 토끼로 변해버린 내 모습이 나도 황당하고 황망한데..
매일매일 나는 조금씩 변할 수 밖에 없는데....
그림책 마지막장을 덮으며, 긴 여운에 휩싸였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 어제와 다른 내 모습, 바뀐 내 모습에 따라 변화는 내 모습,
진짜 나는 누구일까?
진짜 나를 제대로 봐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송미경 작가님의 다른 동화책처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림책
『토끼가 되었어』

깡총깡총 토끼의 모습을 흉내내며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았다.
책을 다 읽은 후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봤다.
어제와 완전 다른 모습으로 네가 변했을 때
어떤 기분일까?
작은 아이는 해맑게 대답한다.
"엄마는 내가 토끼로 변해도 사랑해줄꺼잖아~ ^^"
맞다!
아이가 어떤 모습이라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토끼로 변해버리면 나도, 친구도 많이 당황스러울 것 같아.
토끼로 학교를 다닐 수 있을까?"
학교에 못갈까봐 걱정이 많은 큰 아이~
아이들에게 조금은 어렵지만 이야기해줬다.
내 겉모습이 바뀌더라도 "나"는 그대로 라는 것을!
내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바라보고 함께하는 친구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어른이 보아도, 아이가 보아도 재미있고 고민하고 싶은 주제가 있는 그림책
『토끼가 되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