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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곰 ㅣ 나무자람새 그림책 13
다비드 칼리 지음, 랄랄리몰라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2년 11월
평점 :
그런 날이 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싶은 맘이 생기지 않아
그냥 누워서 잠만 자거나 멍~하니 있고 싶은 그런 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곰』 이라니!
등을 바닥에 대고 누워서 온몸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표현하고 있는 곰~
때때로 한없이 게으르고 싶은 내 맘을 그대로 닮았다.
이 그림책은 꼭 읽어야 해! !
아니 그런데 글 작가가 "다비드 칼리" 아닌가!
『나는 기다립니다.』 『아빠한테 물어보렴』 『난 나의 춤을 춰』 등등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가 있는 따뜻한 그림책을 쓰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다.
그래 이 그림책은 꼭 읽어야 해! ㅎㅎ

옛날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는 곰이 있었는데요....
겨울 잠을 자는 곰도 아니고, 꿀을 따먹는 곰도 아니다.
또는 곰사냥을 하러 갈 사나운 곰도 아니다.
그저 배나 등을 바닥에 대고 귀와 눈을 축 늘어트리고
멍~~하니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곰....
나도 가끔은, 아니 종종,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없이 게으르고 싶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곰에게
산딸기 따러가자~~ 라고 말한다면!
느릿느릿 곰이 하는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곰에게는 친구가 있었다!
늘 졸고 있는 오소리~
늘 졸고 있지만 누군가가 산딸기 따러 가자~ 라고 말하면
그래 좋아! 라고 언제나 긍정의 그리하자를 외치는 오소리 ㅎㅎ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곰과 늘 졸고 있는 오소리에게는 친구가 또 있었는데~
늘 새로운 생각을 하는 말코손바닥사슴이었다.
누군가 산딸기 따러 가자~ 라고 외치는 이가
바로바로 말코손바닥사슴이었다~
이렇게 개성강한 세 친구가 어떻게 친구가 되었을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곰과 늘 졸고있는 오소리, 늘 새로운 생각을 하는 말코손바닥사슴
세 친구의 우정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하다~
늘 새로운 생각을 하는 말코손바닥사슴은 낚시를 하자~라고 말하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않은 곰은 난 그렇거 하고 싶지 않아!라고
늘 졸고있는 오소리는 그래, 여기서 낚시하자~라고 대답해주어서

어쨌든 셋은 낚시를 시작한다.
아~이 세 친구의 우정은 이런거구나!
새로운 생각을 늘 긍정적으로 생각해주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지만 느릿느릿 친구들의 의견을 따라주는 것!
어쩌면 무엇이든 하고 싶은 곰이라면 셋의 우정은 시작되지도 못했겠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곰이 느릿느릿 새로운 생각을 따라와주어서구나!

그래서 말코 손바닥사슴과 곰은 함께 노래를 불렀어요
그래, 노래하자라고 외치던 오소리는 잠이 들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곰은 함께 노래를 부르는
이 세 친구의 담백한 우정이 참 맘에 드는 그림책이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어보았다.
엄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곰인데 왜 오소리가 하자는 걸 다 하는거야??
ㅎㅎ
그러게 ~ 왜 곰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지 않았을까?
모두 다 하고 싶어하던 오소리는 늘 졸고 있는걸까?
그런데 세 명이서 같이 있으니깐 너무 잘 어울려! 라고 말하는 아이
알쏭달쏭 세 친구의 마음을 다 이해하긴 힘들지만
아이도 이 세 친구의 다정한 우정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이 따스해졌길 바래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