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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 - 한 신학자의 인문 고전 읽기 ㅣ 한 신학자의 고전 읽기 1
김기현 지음 / 죠이북스 / 202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곤고: 곤란하고 괴로움(hardship). 크게 시달려 평안이 없고 몹시 지쳐 있는 상태(misery, 눅 21:25; 롬 7:24). 육체적 고통과 심적 괴로움이 매우 큼(affliction, 삿 10:9).<출처. 라이프성경사전>
괴로움이 심하고, 고통스러울 때, 우린 그 원인을 찾아헤맨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욥 역시 그랬다. 갑자기 찾아고 고난 속에서 그 원인을 알고 싶어 했다. 원인을 찾으려면 어디에서부터 찾아야 할까? 단순히 현상만 보고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은 한계가 있다. 모든 결과는 수많은 원인들이 한데 섞여 만들어 낸 결과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 욥이 어떻게 하는가? 그는 하나님과 씨름한다. 모든 것의 근원이자 창조주인 하나님과 씨름하며 그 답을 찾고자 했다. 곤고한 날, 모든 것이 괴롭고, 힘들어 그 원인을 찾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가장 밑바탕으로 내려가야 한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 때도 가장 필요한 것이 기본이라면, 곤고한 날에 우리가 찾아야 할 것 역시 기본이다.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는 바로 그 기본으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인문학의 기본인 고전을 탐구하고, 신앙의 기본인 성경을 연구한다. 총 15개의 질문에 관하여 고전과 성경을 오가며 답을 찾고자 한다. 한나 아렌트의 책부터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책, 동양의 고전 공자의 <논어>, 한국의 문학 <심청전>까지 다양한 인문학의 고전을 탐구하고, 그것을 성경이 이야기하는 진리의 눈으로 다시 살피며, 우리로 하여금 답을 찾아가게 한다.
기본을 살피는 것, 특별히 고전을 살피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고전이라는 말 자체가 가지는 부담이 있다. 고전을 해석하며 답을 찾아가다가 오히려 더 깊은 숲속에서 길을 잃듯이, 고전의 숲에서 헤맬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훌륭한 길 안내자가 되어준다. 전문적인 글쓰기부터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글쓰기까지 다양한 글쓰기를 해온 저자는 고전의 깊은 숲속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인도해 준다. 그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고전의 숲을 탐방할 수 있다.
저자가 훌륭한 안내자라고 이야기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 고전과 성경을 여러 면에서 살펴보면서, 독자로 하여금 생각을 정리하고 답을 찾아가게 한다. 고전과 성경에 대해 기존에 독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이 고전과 성경이라는 숲의 다른 면모를 보지 못할 때, 훌륭한 안내자인 저자는 숲의 다른 면모를 보게 한다.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기도 하고, 기존의 생각에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저자의 안내 가운데, 저자와의 대화 가운데, 독자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돌아보며 답을 찾아가게 된다. 또한 각 장 마지막에 있는 "함께 읽을 책"에 대한 안내는 우리에게 각 장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곤고한 날,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잡아야 하는 날,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우리의 기본을 돌아보게 하고, 우리로 하여금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잘 인도해 주는 안내자가 여기에 있다.
그대의 날이 곤고한가?
그럼 이 책의 안내를 따라가 봄이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