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되겠지 - 호기심과 편애로 만드는 특별한 세상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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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우리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시험기간이 코앞이여도 시간은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군대의 시간 역시 맘 같아선 2배속으로 빠르게 돌리고 싶지만 시간은 꿈적도 하지 않고 지 갈 길을 간다. 우린 우리의 형편엔 안중에 없는 이 몹쓸 시간에 몸을 맡기며 살아간다. 결국 우리가 시간을 어찌하지 못하니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우리의 몫이다.

 

<뭐라도 되겠지>의 저자는 정처 없이 흘러가는 시간과 싸울 생각이 별로 없다. 그는 시간에 대해 관대하다. 무자비한 시간의 노예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찌할 수 없는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가게 하고 자신의 길을 간다. 대학생활동안 다들 학점이다 스펙이이다 머리 쓰기 바쁜 시간에 그는 뇌의 싱싱함(?)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군대에서도 고집스럽게 흘러가는 시간에 매이기보다 자신의 관심과 호기심을 따라 여러 시험적인 글쓰기를 해 나간다. 그는 그렇게 시간과 씨름하기보다 자신의 페이스로 시간과 동행하며 나름의 길을 발견했고, 결국 '뭔가가 되었다'.

 

저자는 그의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해 쓴다. 글 곳곳에 저자만의 독특한 생각들과 유머가 담겨있다. 만화 형식으로 된 '발명가 김씨'코너에선 그만의 엉뚱하고, 쓸데없고, 하지만 기가 막힌 생각들이 담겨있다. 글을 읽을 때도 저자만의 자유분방함이 여기저기 묻어있다. 그렇다고 다 가벼운 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 이슈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엉뚱하기고 하고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허를 찌르는 통찰을 담고 있다. 저자의 '싱싱한 뇌'를 이용해 쓴 글 속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기가 담겨있다.

 

저자는 자신의 젊은 시절 누군가의 짐짝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흘러가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그 시간을 자신의 방법으로 보낸다. 그 두려움과 시간 속에 축적된 것이 재능으로 나타났고, 그는 그의 재능을 가지고 세상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글로 표현하는 작가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저자의 젊은 시절처럼 두려움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짐짝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잔인하리만큼 무자비한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공통분모인 짐짝됨의 두려움을 뺀다면 결국 우리의 '뭐 됨'은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렸다. 저자는 각기 자신의 시간을 살라고 이야기한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 다른 사람이 가는 길을 따라 살기보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살아가라고, 그 페이스에 맞게 뭐라도 하라고, 그럼 뭐라고 될 거라고 말이다.

 

뭐라도 되길 바라는 청춘들에게 저자의 시간 사용법을 제안하고 싶다. 그리고 그의 유머를 배우라고 하고 싶다. 그의 유머는 세상을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그는 유머로 세상의 무게를 이길 힘을 얻었다. 노홍철이 외쳤듯이, '행복에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 저자의 유머와 시간 사용법이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에게 힘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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