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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를 잡는 아버지 - 6-1 국어 활동 가 교과서에 수록 ㅣ 효리원 5.6학년 창작 동화 시리즈 2
현덕 글, 원유성 그림 / 효리원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비를 잡는 아버지>란 제목과 책표지 그림을 보면 아련한 어린시절의 옛생각이 납니다.
버드나무가 흔들거리는 강가에서 남루한 한복을 입고 까까머리를 하고 있는 시골 소년들의 모습은
아마도 저희 부모님 세대에서 겪었을 내용의 이야기들이 아닐까라는 짐작을 하게 합니다.
사실 이 책이 저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초등 6학년 1학기 국어활동(가)교과서에 수록"이라는 큼지막한 글때문이었습니다.
아이가 초등 6학년인데다 교과서 수록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학부모인 저에겐 현혹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자위하게 됩니다.
글을 읽다보니 저희 때보다도 훨씬 더 이전 시대의 내용입니다.
어휘도 제가 읽어도 어렵거나 잘 사용되지 않는 옛어휘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물론 어려운 어휘가 나오면 따로 괄호를 사용해 따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내용도 저희때보다 저희 부모님 시대라면 더 공감될 만한 내용이 훨씬 많았구요.
하지만 아주 재미있습니다.
그 시절 특유의 순수하고 장난스럽고 익살스러우면서 천진난만한 스토리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짧은 이야기 하나하나도 버릴것 하나없이 아주 탄탄한 스토리로 짜여져 있구요.
글 속에서의 말들에도 나름의 운율과 리듬감이 있어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갑자기 작가가 궁금해졌습니다.
어떤 작가가 이 시절, 이런 익살스런 이야기들을 만들어냈을까하고 말이죠.
작가 선생님에 대해 다시 조사해봤죠.
이 글을 쓰신 분은 바로 일제강점기 때 활동하다 한국전쟁때 월북한 아동문학가인 "현덕"선생이셨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감자의 소나기의 김유정작가와도 같이 활동을 하셨네요. 그의 작품들 속에는 어린시절 인천의 빈민가에 살았었던 그의 삶이 그대로 작품 속에 살아 숨쉬고 있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낄 수 있고 오래토록 감흥을 느낄 수 있네요.
이 작품속의 노마, 영이, 똘똘이, 기동이 등은 어려운 상황을 힘과 용기로 극복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의 우정은 현재의 우정과 방법은 조금씩 다를지 몰라서 많이 닮아있는 모습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책은 이제는 점점 사라져 가는 과거의 우리정서와 "싸전 가게나 땜가게와 같은 사라져 가는 우리의 옛말들도 만날 수 즐거움도 선물합니다.
책을 읽다보니 현덕선생의 동화는 우리의 역사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과거 우리 동화가 어떻게 이루어졌고 그 동화가 오늘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그의 동화를 통해 오늘의 우리동화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덕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산이 변해도 그의 작품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과거의 어려웠지만 정이 가득했던 우리를 잊지 말고 우리 아이들이 더 순수한 모습을 잃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것은 그의 작품이 한몫을 할거라는 것은 저의 욕심만은 아니지 않을까요?
책을 읽힐 때의 목적은 사악?했지만, 책을 덮으면 순수함을 되찾게 하는 책입니다!! ^^
주말에 아이에게 읽히고, 다시 이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