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미래는 단지 현재를 복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들의 본질은 ‘혹시 그들이 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그대로’이다.“
벤야민 특유의 흥미로운 착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음에도 책을 놓지 않은 까닭은, 하수상한 시절을 견디기 위해 옛 사람의 편지를 파고든, 어느 지식인의 외롭고 처연한 삶에서 마찬가지로 어두운 세상을 살아간다는 동질감을 느낀 때문이요, 읽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위안이라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사실이 다시금 떠오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