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 듯 저물지 않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인공인 미노루가 읽고 있는 소설이 이 소설의 처음을 시작한다. 일본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아서였을까? 등장인물의 이름들이 겉돌기만 하고 성별도 모르겠어서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이 있었다. 게다가 중간 중간 미노루가 읽고 있는 소설로 바뀌어 버리기도 하니까 더더욱 힘들었다. 나중엔 메모지에 인물관계도를 그려가며 읽게 되었다. 크게 임팩트있는 부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읽어나가게 되는 소설이다. 중년 남녀들의 밋밋한 일상 이야기. 주인공이 읽는 소설은 범죄 스릴러.

부모님의 유산을 관리하며(주로 친구인 세무사가 함) 딱히 하는 일없이 책읽기만 좋아하는 남자 미노루를 주축으로 인물들이 등장한다. 내가 가장 눈길이 간 인물은 그의 딸을 낳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평범한 다른 남자와 결혼해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주부, 나기사다. 그녀의 생각에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독서의 부정적인 시선에서 비춰지는 민낯이라고 해야할까? 느끼지 못하고 모르고 있었는데 나기사때문에 알게 되었다.
나의 독서가 가까운 사람을 외롭게 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걸.
오늘도 이 책을 읽고 있는데 막내가 다가와서 책 언제 끝나냐고 물어보았다. 엄마랑 같이 자고 싶은데 엄마가 계속 책을 읽어야할까바 걱정이 되고 싫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책읽을 때 애들이 떠들면 조용히 하라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독서의 다른 관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책이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중년의 일상보다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레바퀴 아래서 북로드 세계문학 컬렉션
헤르만 헤세 지음, 북트랜스 옮김 / 북로드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미안을 감명깊게 읽었기에 기대를 많이 했다.
잘 읽히기는 하지만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든다.
비유하자면 데미안의 아마추어 버전같다 랄까?

한스라는 소년의 허무하고 짧은 인생.
순진하고 불쌍한 소년의 이야기인데 어쩌면 우리 모두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하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게 뭔지 모르면서 급행열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는 것 같다.
가까운 기차역에 다다르면 열차에서 내려 어디로 갈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디로 가야할지 생각해보고 한발짝 한발짝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
원치 않는 종착역에 떨어져 허무하고 황당한 풍경을 마주해야 하기 전에 말이다.

한스는 꼭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 걸까? 자신도 알 수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끌벅적한 별마당도서관에서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노래로 소음을 막으며 입동을 읽었다. 아무도 눈치 못채게 흐느낄 수 있어서 오히려 편하기도 했었다.

살아있는 생명체이기에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거란 걸 알고 있으면서도 어떠한 죽음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감내해야 하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나에게 가까운 사람은 누군가에겐 아무 의미없는 사람일 수 있다.
김애란의 소설은 누군가의 슬픔을 가까이 느껴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 슬픔이 너무 가까이 느껴져서 두렵고 멀리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이 책은 내 책장 책꽂이에는 두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
나는 다른 사람들 중 한명이면서 동시에 그 말을 하게 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성과학자에 관한 이야기다. 게다가 식물과 토양에 관한 연구를 하는 과학자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떠올리는 과학자들은 물리학자였던 것 같다. 대표적으로 아인슈타인, 리처드 파인만, ...
나무를 바라보는 시선이 평범한 나와는 참 많이 달랐고 저자의 시선으로 조금이나마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의 어릴적 내면세계는 나와 비슷한 부분도 있어서 친밀감이 들기도 했다. 연구하는 과학자로서의 삶이 얼마나 녹록지 않은 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이런 과학자들이 있기에 내가 좀 더 편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뒤에서 저자가 직접 언급하기도 했지만 빌과는 과연 어떤 관계일까?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읽었다. 내 관점으로는 남녀관계에서 흔히 존재할 수 없는 관계여서 의아하면서도 한편으론 둘의 관계가 정말 부러웠다. 찰떡궁합, 소울메이트, 인생의 동반자, 이런 수식어가 어울린다. 인생을 살면서 단 한명의 진정한 친구만 있어도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데 호프와 빌은 친구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나에게 빌과 같은 존재가 있었던가? 떠오르지 않는다. 늦지 않았다면 앞으로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책의 중반부는 솔직히 지루했다. 여성과학자인 그녀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 볼 수는 있었지만 공감이 되지 않기도 했고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되어서 느꼈던 친밀감은 사라지고 정말 특이해서 과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식물과 연구에 관한 식지 않는 열정은 부러웠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언지 아직도 모르겠고 여전히 방황하고 있는 나와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천직?을 어릴때부터 알고 있었고 힘든 과정을 당연한 듯이 이겨냈으며 성과도 이루어냈다. 성과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나도 나의 천직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상처는 시간이 지난다고 낫는 게 아니다. 치료를 해야한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말 한마디!
˝네 잘못이 아니야˝, ˝미안해˝
나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 있을까? 상처를 낫게 하는 말을 하고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