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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ㅣ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평점 :
여성과학자에 관한 이야기다. 게다가 식물과 토양에 관한 연구를 하는 과학자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떠올리는 과학자들은 물리학자였던 것 같다. 대표적으로 아인슈타인, 리처드 파인만, ...
나무를 바라보는 시선이 평범한 나와는 참 많이 달랐고 저자의 시선으로 조금이나마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의 어릴적 내면세계는 나와 비슷한 부분도 있어서 친밀감이 들기도 했다. 연구하는 과학자로서의 삶이 얼마나 녹록지 않은 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이런 과학자들이 있기에 내가 좀 더 편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뒤에서 저자가 직접 언급하기도 했지만 빌과는 과연 어떤 관계일까?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읽었다. 내 관점으로는 남녀관계에서 흔히 존재할 수 없는 관계여서 의아하면서도 한편으론 둘의 관계가 정말 부러웠다. 찰떡궁합, 소울메이트, 인생의 동반자, 이런 수식어가 어울린다. 인생을 살면서 단 한명의 진정한 친구만 있어도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하는데 호프와 빌은 친구 이상의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나에게 빌과 같은 존재가 있었던가? 떠오르지 않는다. 늦지 않았다면 앞으로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책의 중반부는 솔직히 지루했다. 여성과학자인 그녀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 볼 수는 있었지만 공감이 되지 않기도 했고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되어서 느꼈던 친밀감은 사라지고 정말 특이해서 과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식물과 연구에 관한 식지 않는 열정은 부러웠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언지 아직도 모르겠고 여전히 방황하고 있는 나와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천직?을 어릴때부터 알고 있었고 힘든 과정을 당연한 듯이 이겨냈으며 성과도 이루어냈다. 성과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나도 나의 천직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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