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생각한 건 죽음에 관한 것이다.

p.221 ‘죽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야. 우리가 죽음을 두고 소란을 떠는 것은 우리를 자연의 일부로 보지 않기 때문이지. 인간이 자연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어리고 젊을 땐 죽음이란게 너무 무서웠다. 죽음에 관해 생각은 덜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느끼기에 더욱 두려운 것으로 느껴졌었다.
이제 내나이 마흔, 아직은 아픈 데도 없고 젊다면 젊다고 할 수 있는 나이지만 죽음에 관해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많아지는 것 같다. 죽음은 자연스런 일이고 어느순간 갑자기 닥칠지도 모를 일이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만약 내 소중한 누군가가 죽는다면... 예전보다는 조금 더 담담하게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죽음에 관해 생각할때면 나에게 일어나는 중요한 모든 문제들이 너무나 하찮고 의미없게 느껴져버린다. 당연한거겠지. 우리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건 내가 죽을거라는 걸 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죽음문턱에 가보거나 죽음을 자각하게 된 사람들이 삶을 더 의미있게 살아가게 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본 적이 있다. 그런 아찔한 경험을 하지 않고도 삶을 낭비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보낼 수 있게 된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는 힘든 것 같다. 오늘도 쓸데없는 일에 흘려보낸 시간이 얼마나 많은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죽음이 두려운 건 어쩌면 죽을 때 후회할 일이 가득할까바 두려운 거 아닐까 라는 생각. 만약 죽을 때 후회할 일이 없다면... 과연 죽음이 두렵지 않게 될까?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벌써 후회스러운 일이 가득하기 때문에 상상이 안된다. 결론은 앞으로라도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거다.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 ‘카르페 디엠‘ 과도 연결되는 것 같다.

모리의 이야기 중 많이 공감된 부분은 자식에 관한 거였다. 내가 이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단연코 우리애들은 낳고 기르고 사랑한 일일 것이다. 내 업적이 너무나 미미해서이기도 하지만 내가 뭔가 큰 업적을 남겼더라도 내 마음속 1위는 우리 아이들일 것이다.

p.125 ‘자식을 갖는 것 같은 경험은 다시 없지요. ...... 타인에 대해 완벽한 책임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그리고 사랑하는 법과 가장 깊이 서로 엮이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자식을 가져야 하네. .....
난 그 무엇을 준대도 그런 경험을 놓치고 싶지 않네. 비록 치러야 할 고통스런 대가가 있긴 하지만. .....
곧 그들을 두고 떠나야 하니까.‘

앞으로는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로 결심했다면 아이들과의 소중한 시간들을 더욱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각오도 다시 해본다.
모리와 함께 한 시간은 내게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내 삶의 큰 그림을 그려보는 시간이었다.

죽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야. 우리가 죽음을 두고 소란을 떠는 것은 우리를 자연의 일부로 보지 않기 때문이지. 인간이 자연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자식을 갖는 것 같은 경험은 다시 없지요. ...... 타인에 대해 완벽한 책임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그리고 사랑하는 법과 가장 깊이 서로 엮이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자식을 가져야 하네. .....
난 그 무엇을 준대도 그런 경험을 놓치고 싶지 않네. 비록 치러야 할 고통스런 대가가 있긴 하지만. .....
곧 그들을 두고 떠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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