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엔 문장 자체가 이해가 안되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저자가 무얼 얘기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서 자꾸만 손이 가게 된다. 미국 뿐 아니라 한국도 능력주의의 신념이 팽배해 있다. 나의 학창시절 책상에 가장 많이 붙어있던 문구 중 하나는 ‘하면 된다‘였다. 하면 되는 건데 해서 안되는 건 내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마이클 샌델은 거기에 의심을 품게 해주고 그런 사회는 정당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하면 된다고 강요하는 사회에서 해도 안되는 게 있을 때 내 능력은 여기까지인가보다 하며 자책하고 할 수 없이 그 위치에서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이 책은 능력부족이 내 잘못이 아니며 그 위치에서도 능력자들만큼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또한 성공한 자들은 그들의 보상이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제대로 인지하고 겸손에 이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몇년 전 베스트셀러였던 <힐빌리의 노래>가 떠올랐다. 하면 된다의 전형을 보여준 주인공의 이야기인데 그때의 불편함이 마이클 샌델을 통해 많이 정리가 되었다. 부제인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보다 ‘능력주의적 경쟁에서 비롯된 불평등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가 조금 더 크게 와닿았다. 어차피 기회는 평등하게 주어질 수가 없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결과가 정당한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가 제안하는 방향성이 능력주의의 신념이 있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