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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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훌훌 털어버리고 씩씩하게 잘 살라는 조언을 자주 해주던 상수가 경애에게 최종적으로 해준 말이다. 마지막엔 그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꼭 하고 싶었고 해야 할 말이었던 것처럼.
오래전의 사건과 사람에 마음을 쓰고 힘들어하는 경애를 보고 있으면 그런 마음은 좀 폐기하고 살아도 되지 않을까 란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된다. 아무리 폐기하고 싶어도 폐기되지 않는 마음도 있다는 걸 이해는 하지만 우리는 늘 ‘잊어버려‘라는 조언을 먼저 해주게 되는 것 같고 스스로도 잊어버리려고 애쓰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세월호 사건이 떠오른다. ‘잊지 않겠습니다.‘ 이 말을 맹세처럼 했던 거 보면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고 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잊어야 할 마음이 있고 잊어버리면 안될 마음이 따로 있는 것일까? 아니면 모두 잊어서는 안되거나 모두 잊어도 되는 마음만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잊고 싶은데 잊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잊으면 안되는 데 잊고 있는 것일까?

문득, 상수와 이야기를 나눈 경애는 이제는 그 마음을 잊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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