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존재, 감 -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ㅣ 창비청소년문고 31
김중미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평점 :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이 많은, 공부방을 운영하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 나와는 다른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참 따뜻한 사람이고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꾸어보려고 작은 용기를 내는 대단한 분인 것 같았다. 반면 나는... 나는 어떠한 부당하거나 옳지 않다고 생각되는 문제들에 대해 그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해버린다. 그리고 세상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들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오히려 이해해버리려고 노력하는 편인 것 같다. 바뀔 수 있다는 마음을,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문득 놀란다. 나는 왜 이렇게 체념하는 사람이, 모든 걸 이해하려고만 하는 사람이 되었나? 왜 이렇게 고분고분한 사람이 되었나? 어떠한 문제에도 크게 화가 나지 않는 사람이 되었나? 왜 어떠한 일도 별일 아닌 일로 축소화시키는 사람이 되었나? 그럼 나에게 의미있는 일은 무언가? 이렇게 생각을 이어가다보니 슬퍼졌다. 작가님이 이 책에서 쓰신 슬픔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슬픔이 다가왔다.
작은 용기를 내는 작가님의 삶이 부러웠다. 나는 그런 용기를 내고 싶다 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사람이었다. 뭐가 문제일까? 작가님같은 분이 많아야 살만한 세상이 될 것 같은데 나는 너무나 먼 인간인 것 같다. 언젠가는 작은 용기를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온다면 그때의 내가 궁금하다. 그때의 나는 슬프지 않은 사람이 되었을지.
사는 건 슬픈 거예요. 슬프지 않은 삶은 없어요. (사실 여기까지만 공감되었다. 다음 문장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그런데 슬픔 속에서 아주 잠깐잠깐 찾아오는 기쁨이 사람을 살게 해요. 그리고 슬프고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 함께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인식하기도 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