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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평점 :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폴 고갱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궁금해서 읽게 되었는데 한 화가와 한 작가에 대해 조금 깊이 알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찰스 스트릭랜드(폴 고갱)의 삶과 그의 영혼에 대해 탐구해나가면서 같이 성장해가는 작가(서머싯 몸)의 내면도 인상적이었다. 찰스 스트릭랜드에 대해 진솔하게 설명해주려는 작가의 소설 방식도 어쩐지 귀여운 데가 있어 오히려 작가 자체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기도 했다. 폴 고갱의 그림을 검색해서 이미지로 보긴 했지만 큰 감흥은 없었고 천재화가라는 호칭도 책의 첫부분에 설명된 대중의 호기심이 커져 전설적인 인물로 비약하게 되어 얻게 된 명성에 더 가깝지 않을 까 하는 게 예술에 무지한 나의 생각이다. ‘그림을 그려야 만‘했던 찰스 스트릭랜드의 숙명에 애처로운 마음이 든다. 자신의 고향을 만난 것 같았다던 타히티에서의 아타와 보낸 시간은 그나마 내가 보기에도 행복해 보여서 흐뭇하기도 했다. 그 이외의 시간들은 제 3자인 내가 보기엔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들이었을 것 같은데 찰스 스트릭랜드 본인은 과연 어땠을까? 숙명을 받아들여 행복했을까? 아니면 그냥 고통스워웠을까? 책의 뒷부분에 나오는 아브라함과는 다를 것 같다. 장래가 유망한 의사였던 아브라함이 모든 걸 포기하고 휴가길에 들른 알렉산드리아에서 여생을 보내며 단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했던 것과는 비슷하면서도 뭔가 다를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그의 생을 탐구해갔던 작가도 잘 몰라하는 것 같은데 내가 알 수가 있으랴. 아무튼 어느 예술가의 삶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고 몇몇 책에서도 앞으로는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예술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예술을 해야 할지 막연하지만 이 책을 읽은 게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무의식속에서나마. 브뤼노 선장의 말처럼 나도 예술을 인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
p.s. 달과 6펜스를 읽기 시작할 때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한권의 노트가 눈에 들어왔다. 도서전을 기념하여 작가들이 책을 자신의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표지로 해놓은 노트였는데 내가 눈길이 간 노트를 가리키며 이건 무슨 책을 표현한 거냐고 물었더니 달과 6펜스라는 대답이 돌아와서 적잖이 놀랐었다. 사소하지만 운명같은 만남이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