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혁명 보고서
매일경제 지식부, 한숭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지난해 여름 남편이 학회에 참석하는데 따라갔었다.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휴가겸 학회였다.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였던 덕분에 주최측에서 <학습혁명 보고서>라는 책을 함께 건네주었는데 그때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터라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지난 며칠 동안 가을맞이 집안 대정리를 하는 중에 책꽂이 한구석에 던져두었던 이 책을 발견했다. 작년에는 아직 학부형이 아니라 교육문제에 대해서 절박하게 느끼지 못했었는데, 올해 비로소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니 우리나라의 교육에, 그것도 우선은 학교교육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때문에 이제는 나도 학부형 꼬리표를 달았다는 의무감에서라도 <학습혁명 보고서>라는 이 책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말처럼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이 교육에 관해서라면 저마다의 의견과 주장을 가지고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듯이, 너무 많은 교육전문가들 때문에 우리나라 교육이 발전을 위한 변화를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내 주변의학부형들의이야기를 들어보면 저마다 다른 자녀교육 방식을 가지고 있고, 놀랍게도 자신들의 교육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눈치다. 물론 나도 그 중의 한사람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우선 우리가 가진 교육에 대한 잘못된 가정을 지적한다. 비교적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 그리고 아니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피할 수 없는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실태를 알려주는 것을 주 내용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나서 결론으로 바람직하고 올바른 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여러가지 대안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핵심은 한마디로 '학습혁명 없이 선진 한국은 없다'라고 하는 것인데, 학습혁명이란 곧 21세기에 맞는 신지식인을 양성하기 위한 전략을 가르킨다. 여기에서 제시한 학습혁명 전략은 총 11단계로 나뉘어 있는데 각 단계마다 자체적인 개선과제뿐 아니라 다음 단계에서 필요한 개선을 지원하는 형태를 가진다.

학습혁명 1단계는 지식의 창조과정과 학습 과정을 같은 맥락에서 연계시키는 것에서 출발한다. 2-7단계는 현재의 중.고등학교 교육체계를 지식의 흐름에 적합하도록 전환하는 데 중점을 두고있는데 결국 학교를하나의 지식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특별히 걸림돌이라고 여겨지는 중고등학교 학습혁명 전략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8단계는 대학의 변화전략과 역할을 논하고 있고, 9단계는 평생교육체제를 위한 전략, 그리고 마지막 10~11단계는 학습혁명을 지원하기 위한 행정체제의 변화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솔직히 나는 내가 지금까지 받아왔던 교육을 내 아이들에게는 그대로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던 정도로 특별히 교육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내왔던것 같다. 그런데 아이들이 점점 커가면서 나도 당연히 교육문제가 우리 가정에도 아주 중요한 과제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물론 우리 세대에 비하면 지금의 학생들은 적어도 객관적이고 물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틀림없이 더 나은 여건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교육이 바람직하게 제대로 되고 있느냐고 한다면 '그렇다'라고 말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것 같다. 아니 학부모, 교사, 학생 너나 할것 없이 모두 우리나라 교육은 지금 위기라고 성토하는 현실이지 않은가..

100년을 내다보고 계획해야 한다는 만큼 중요한 교육 문제, 아무래도 우리 모두의 영원한 숙제일것 같다. 이 책을 읽은 덕분에 나도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앞으로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것 같다. 명쾌한 해답은 아닐지언정 어두운 터널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어렴풋이 본 것 같은 위안이 된것 같다. 어쨌든 나는 우리나라 교육의 앞날이 분명 밝아지리라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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