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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철학하다 - 인생의 사계절에 누리는 행복의 비결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양영란 옮김 / 책담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책을 펼치기 전에 '행복'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물음들을 생각해 봤다. 대략 이런 것들이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은 반드시 좋은 것인가', '우리는 왜 행복을 추구하는가',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 행복은 측정 가능한 것인가', '수많은 사람 속에 살아가면서 홀로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모두가 행복한 삶이 가능할까'.
저자가 소개하는 철학자들의 일화와 이야기들을 따라가면서 앞서 떠올린 행복에 대한 궁금증들도 하나씩 풀 수 있었다. 어떤 물음은 각 장의 제목을 통해서, 또 어떤 물음은 본문의 내용 속에서, 그리고 또 다른 물음은 책에 쓰여져 있지는 않았지만 읽으면서 흘러갔단 사유 속에서 실마리를 발견하기도 했다.
저자가 글을 맺으면서 정리한 행복에 대한 내용이 마음에 남는다.
"행복을 찾아 떠난 이 여정의 말미에서 행복에 관해 보다 개인적인 정의를 덧붙이자면, 나는 행복이란 그저 '삶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지금 여기에서 영위하는 삶, 우리에게 만족감을 주는 삶뿐 아니라 그 자체로서의 삶 말이다. 내일이라도 당장 우리에게 기쁨 또는 슬픔을, 유쾌한 또는 불쾌한 사건을 툭 던져줄 수 있는 그 삶. 행복하는 것은 삶을, 모든 삶을,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올 때가 있고,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고, 쾌락이 있으면 고통도 있게 마련인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행복하다는 것은 인생의 사계절을 전부 사랑하는 것이다. 천진한 어린 시절, 꿈과 자절의 청소년 시절, 충만과 균열의 중장년 시절, 허약한 노년 시절. 행복하다는 것은 새 생명의 탄생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한 생명의 죽음도 사랑하는 것이다. 행복하다는 것은 주어진 기쁨의 순간을 온전히, 미련 없이 향유하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슬픔을 온전히, 억지로 참지 않고 당당하게 가로지르는 것이다. 마음을 활짝 열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며, 매 순간을 강렬하게 사는 것이다."
'행복은 나에게 달려있다'는 말, '자신이 행복해질 수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 책을 덮으며 '행복해야 한다'는 거룩한 부담감 하나를 챙겨 넣었다.
섣불리 행복을 정의 내리거나 짜여진 틀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담담하게 자신을 들려주듯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행복에 조금 더 가까워진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