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1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 L 제임스 지음, 박은서 옮김 / 시공사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한 줄 결론: 진부한 캐릭터+지겨워져가는 정사신+그냥 그런 구성-> 두 번은 절대 손이 안 가는 책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전체 줄거리상, 작가 스태프니 메이어 Stephenie Meyer 도 말했다시피, 뱀파이어물이 아닌 로맨스물로 봐야 할 상황이지만, 어쨌든 뱀파이어인 주인공 에드워드 덕택에 최근 제일 유명한 뱀파이어 시리즈가 되었지 않았나 싶다. 뱀파이어에 관한 설정중 꽤 많은 것이 다르기도 했지만, 앤 라이스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의 뱀파이어들과 그리고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뱀파이어들과 공통코드는.. 단단하고 하얀 피부, 마음을 읽는 능력 (에드워드만 가능한 것으로 나오지만), 빠르고 강한 신체, 우아한 행동,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지만 그다지 그에 관심 없는 태도.. 뭐 이런 것들. 뱀파이어의 매력적인 부분만큼은 이 작가가 잘 캐치하고 있긴 했다 싶다.


 고등학생인 여주인공이 전학을 가게 되고 거기서 만난 학생인 뱀파이어 에드워드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흔한 장치들- 사랑의 줄다리기, 질투, 고백, 결별, 재회, 위기와 구조, 희생.. 우여곡절을 겪고 결혼까지 하게 되는 내용. 뭐 워낙 히트한 시리즈긴 한데 이 작품의 재미(?) 는 분명 로맨스 장르의 소설인데도 3권이 끝날때까지 둘이 키스밖에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등학생이라서.. 라기보다는, 에드워드의 결벽성 혹은 벨라를 보호해주고자 하는 마음, 결혼 전 순결지키기, 등 여러가지 이유로.. 그렇다. 사실 에드워드는 전혀 언급되진 않지만, 몰몬교의 분위기를 어느정도 풍기기도 하고. 에드워드가 백 년 전 인물이란 점도 고려가 되어야 하겠지만. 어쨌든 결혼하고서도 소위 말하는 19금 장면은 뭐 몇 번이나 나왔나.. 정말 벨라가 고등학생인 만큼 딱 고등학생들한테도 볼만한 15세 이상가능 작품 아닌가 싶다.


서두가 길었는데.. 어쨌든 무슨 일이 있을 것만 같지만 사실 계속 별일없이 진행되는 이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팬픽션 중 E L James 작가의 팬 픽션이 크게 히트했고, 그래서 그레이 시리즈는 '트와일라잇 성인판' 이라는 별명을 달고 다니고 있고, 3부로 나뉘어 지금 출판되어 팔리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부터 끝까지 계속 화끈한 섹스신만 나온다. 흐음.. 그런데.. 뭐.. 그렇다. 일단 국내에선 19세 금지 처분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받아야 될 것 같고, 한편 굉장히 난삽하거나 지저분한 느낌은 안 들고, 그런데 계속 보다 보면 섹시하고 야하다는 느낌이 점점 줄어들었다..제일 많이 기억나는 문구는 Holy crow, Holy crap, crap, crap, crap my beautiful fifty Oh I want this I want you Oh Ana.. 


분명 다시 말하지만 점점 섹스신이 지루해져 가는 이 상황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분명.. 다양하고 화끈하며 여러 설정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지루해져 가는 것은 아마 내가 감정이입이 점점 안되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 같다. BDSM 매니아가 아니라서 그런게 아니고 그냥 점점 감정이입이 안 됐다. 그냥.. 끝없이 펼쳐지는 말그대로 포르노 같은 느낌이랄까.. 국내 출판사는 언니들의 포르노라는 문구로 광고를 하고 있는데 딱 그런 느낌이다. 그냥 너무 보니까 질린다. 그런데 애초에 이걸 내가 로맨스라고 생각하고 집어들어서 더 그런 지루함을 크게 느꼈는진 모르겠다.


주요 캐릭터는 팬픽션으로 시작한 만큼, 트와일라잇 설정과 유사하게 따 와서 그냥 뭐.. 또 판타지 같은 그런 느낌의 캐릭터들이 나온다. 돈 많고 성공했고 잘 생기고 아이비리그의 대학을 중퇴하고, 성격은 좋았다 나빴다 하는 변덕이 너무 심해 다중인격장애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의 성격, 까칠하다 온화하다 부드럽다 성깔내다 하지만 여주인공에 대해서는 매우 보호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계신 미스터 그레이. 여기서는 섹스의 전문가 sexpertise 로 BDSM 플레이를 좋아하는 냥반.. 그리고,, 중산층에, 순진하고, 수수하게 하고 다니고, 평범하다고 본인은 생각하지만 그러나 사실은 평범하지 않고 상당히 예뻐서 남자들이 줄을 서고, 적당히 공부 잘하고, 성실하며, 부자인 남자친구가 비싼 선물을 해 주면 '자기는 돈을 보고 만나는 것도 아니고 그러는 것이 싫어서' 선물을 거부하는 뭐 그런 여자. 부모가 이혼한 설정, 남자 주인공의 아주 멋진 형제들과 부모의 성격이나.. 악역 캐릭터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구성이나 전개가 아주 비슷하다. 아 이 캐릭터는 트와일라잇의 이 캐릭터랑 비슷하구나 이렇게 연상이 될 정도로. 


 그래서 어땠냐면..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지만 아무일도 안 일어나는데 이상하게 인기는 있었던 트와일라잇


이 뭔가 일 있을때마다 기회 될 때마다 화끈하고 좋고 신났다는 섹스를 계속하는 그레이 보다 나은 것 같다.


화끈하다고, 섹스신이 자주 나온다고 해서 굉장히 재밌는 건 아니니까. 그나마 좀 재미있게 읽혔던 대목들은 전부 크리스찬 그레이와 아나스타샤 스틸이 서로에게 보내던 문자/메일들. 이 작가는 다음에 책을 내게 되면 그런 쪽에 집중해서 써 보는게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한편 개인적으로 크리스찬은 크리스찬 베일 이미지를 떠올려가며 읽었는데 '배트맨' 의 크리스찬 베일과 느낌이 제일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크리스찬 베일은 '아나스타샤'라는 TV영화에도 나온 적 있다) 젊고 잘 생기고 피아노도 잘 치고 돈도 잘 벌고 일도 잘하고 성격은 좀 까칠하지만.. 어두운 과거도 가지고 있고.. 분명 멋진 캐릭터긴 멋진 캐릭터다. 물론 우리나라 드라마에도 자주 유사하게 나오는 '팀장님'캐릭터기도 하다. 아 그러고보니 조석씨의 '난 차가운 도시 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의 전형이 크리스찬 그레이 아닌가 싶다. 


이 시리즈가 주는 교훈이 있다면..


"밥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고 잠을 잘 자자"

"회사 메일로 부적절한 내용 주고받지 말자"

"호신술은 배워 놓으면 좋다"


뭐 당연한 것들이다.


그리고 


읽다보니 작가가 영국사람이었지, 하고 느낀 대목이 몇 군데 있었다. 분명 배경은 시애틀을 주로 하는 미국인데 말이다. 확실히 영국 사람은 차를 좋아하나 보다. 음.. 아나스타샤가 착용한 속옷 브랜드도 영국제. 그외에도 가끔 무엇인가 그런 느낌을 받았다. 뭐 크게 상관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뭔가.. 다 읽고 나니.. 좀 더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든다. 흠. 아쉽다. 아주 최악이었다고 말하긴 좀 그렇다. I want more..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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