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만용 가르바니온>
이 책은 창작집단 몽니에서 만들어진 책으로, 서점 판매는 하지 않는 듯 합니다. 저는 와우북 페스티벌 때 샀어요.
-간단히 말하자면, 기승전결 김꽃비. 길게 말하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김꽃비.
저는 이 책을 작년에 사 놓고 지금, 그것도 외할머니를 간병하면서 서울대병원 보호자 침대에서 완독을 했습니다. 그리고 드는 생각이라고는 '어떻게 하면 한 인간이 이렇게 지고지순한 빠심으로 한 편의 장편을 쓸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네요. 제가 지금 글을 쓰기 조금 힘든 게, 상황이 상황인지라 아이패드 미니와 블루투스 키보드라는 조합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은 김꽃비 찬양 김꽃비 아름다워요 김꽃비의 존재로 인해 한 우주인이 지구를 멸망시키지 않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김꽃비라는 분은 실존 인물이에요. 영화배우도 하시고 트위터도 하십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뭔가 가상의 존재 같은 느낌이 들지만요. 이건 어, 짝사랑이라기보단 숭배? 종교적 경의에 가까운 마음으로 써내려간 한 사람의 성경인 셈이죠.
한 사람이 하나의 대상을 사랑한다면 그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죠. 숭배, 경의, 애증, 증오, 맹목, 얀데레 기타등등. 이 책에서 신기한 건 김꽃비에 대해 '아름답다'라는 수사만을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그 수사가 여러 가지로 변형되긴 하지만. 사람에 따라 아름다움의 의미와 형태는 다 다를 거예요. 그러니까 이 책의 저자에게는 구원에 가까운 김꽃비가 누구에게는 별로일 수도 있다는 건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김꽃비를 사랑하는 주인공이 행복해 보이니까.
책을 읽고 나면 나도 누군가를 막무가내로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행복은 어떤 기분일까. 아마 디씨디씨님(저자)은 지구가 망해도 김꽃비가 있다면 지구를 재건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정말 존경스러운 SF입니다. 스토커 판타지. 사랑이 아니면 안 되는 이야기. 김꽃비가 아니면, 디씨디씨가 아니면 안 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