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이나 길지만 무척이나 흥미를 당기는 제목을 가진 책이 나왔다. 낭만적 은둔이라니, 그것의 역사라니. 은둔이라 하면 우선 무언가 어둠 속에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반면 낭만적이라는 세 글자만 붙었을 뿐인데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이 책은 유럽 특히 영국을 중심으로 역사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왔는지에 대한 연구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영국의 여러 고문서와 책, 시 등에서 그 당시 생활상을 엿보고 그들이 혼자 시간을 보내는 법을 알아보았다.처음부터 지금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모습에 조금 놀랐다. 혼자 걷기 였다. 걷기, 달리기. 지금도 많이 하는 혼자놀기의 방법 아닌가! 처음에는 일터로 출퇴근 하는 길이 혼자 걷는 길이었다. 그러다 산업화가 진행되며 차들이 많아지고, 점점 출퇴근에서 산책으로 혼자 걷기의 방향이 바뀌었다.혼자 걷기, 낚시, 카드게임, 흡연에 이르기까지 혼자인 상태로 하였다는 것들이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아 신기하기도 하고 이것이 한계인가 싶기도 했다. 물론 혼자인 시간 확보를 위해 중간에 수녀원이나 수도원으로 들어간 부분은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지만.마지막 장은 혼자있기, 그 중 건강하지 못한 혼자있기 즉 외로움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왜 인간에게 외로움이라는 것이 있는지. 영국에서 외로움을 중요시 다루기 시작했는지 나와있다. 읽다보면 동양의 시각과 조금은 다르기도 하지만 역시 인간의 본성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시대에 접하면서 어쩔 수 없이 혼자 놀아야하는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어떤 방법으로 혼자 시간을 보낼지 궁금해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