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삼킨 소년 - 제10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4
부연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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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인 이 책은 제목과 표지가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소리를 삼킨 소년이라, 소리를 어떻게 삼켰다는 것일까? 호기심을 잔뜩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태의라는 중학생 남자 아이이다. 태의는 말을 할 수 있지만 말을 하지 않는 함묵증을 앓고 있다. 또한 규칙을 꼭 지켜야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 자폐스펙트럼에 해당하는 아이이다. 아무래도 말을 하지 않으니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할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태의는 말을 못하는게 아니고 안하는 것. 따라서 그는 모든 것을 알아들을 수 있고 문자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도 있다. 다만 자폐스펙트럼에 알맞게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것이나, 문장의 행간을 읽어내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자신을 사랑하고 지켜주는 아빠와 할머니에게도 그는 쉽게 자신과 닿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것은 태의라서가 아니라 태의와 같은 증상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갖고 있는 특성이다.

태의는 아빠와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겉모습은 평범한 중학생이다. 그러나 그의 일상은 틀에 박힌 듯 일정한데, 그것은 태의가 시간에 민감하기 때문이리라.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끔찍히 싫어하는 태의가 유일하게 집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일이 있으니 바로 할머니가 잠드시고 아빠가 퇴근하기 직전의 시간 동안 몰래 외출해서 별을 보는 것이다. 체육공원에서 아빠가 생일 선물로 사주신 망원경을 가지고 별을 보는 태의. 그 만의 행복 포인트이다.

사람과 쉽사리 친해지지 않는 태의가 유일하게 마음에 들어하는 놀이터 할아버지는 꼭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 앉아계신다. 변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의에게 안성맞춤인 셈이다. 태의는 그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할아버지가 관찰력이 뛰어난 전직 형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태의는 체육공원에서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되는데 아빠가 돌아오기 전에 집에 도착해야한다는 강박에 살인범을 피해 끝까지 숨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쌍안경을 이용해 살인범을 피해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는 태의만의 이야기로 들어간다.

살인범이 자기를 놔두지 않을 거라는 생각,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를 통해 태의는 그간 쉽게 말을 하지 않던 타인들과 접촉을 하기 시작하고, 태의의 삶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그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그의 필요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태의는 서서히 변해간다.

어쩌면 함묵증이라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증상을 갖고 있다고 해서 윽박지르지 않고 따뜻하게 기다려준 아빠의 사랑 역시 태의가 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청소년이 어떻게 성장하는 지에 대한 변화도 재미있었지만, 우리 주변에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과 함께 그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 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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