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적인 제목을 갖고 있는 이 책은 500페이지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분량으로 사람들의 접근을 쉽지 않게 함에도 불구하고 15년간 심리학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어린이의 정신 건강을 위해 일을 하던 사람이 쓴 책으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어릴 때의 문제가 성인이 되어서도 그대로 안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작가는 이를 ‘내재과거아’ 라고 칭한다. 이 전에 심리학 도서를 살펴보면 보통 ‘내면 아이’ 라고 칭하는 그 것과 비슷한 개념인 것 같다. 과거 어린 시절 부모의 양육태도가 아이가 자라고 난 후에는 마음속에서 스스로 부모역할을 하며 삶의 여러 부분에서 불편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물론 부모와 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면 혹은 이 사실을 알고 자신의 사고를 전환할 수 있다면 삶은 훨씬 편안해 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부모를 선택할 수 없고, 그 당시 어렸기 때문에 부모가 적절한 관계를 맺어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관계를 정립하기는 어렵다. 또한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다. 따라서 현재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딱 하나. 바로 내재과거아를 깨닫고 나에게 잘못된 부모 역할을 스스로 하지 않도록 이를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자신이 학대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상황에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에 그런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반복되고 상처주고 상처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모두 부모의 탓을 할 수는 없다. 부모도 미성숙한 인간일 뿐이며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역할을 잘 하도록 배운 것이 아니기에 실수는 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내재과거아를 통해 부모의 잘못을 꼬집기 보다는 그때의 부모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이해할 수도 있고, 이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다. 편안해진 나와 이를 통해 나의 자녀에게 내재과거아를 대물림하는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많은 분량에 놀랐지만 사례에 관한 부분이 많아 실제 나의 삶과 비교하며 분석할 수 있고 또한 이 방대한 연구 결과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