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
로저 로젠블라트 지음, 권진욱 옮김 / 나무생각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때 우려했던 점 두 가지가 있었으니, 그 첫 번째는 이 책이 제목에 의하면 분명 나이 드는 방법에 관한 것인데 그렇다면 4-50대가 아닌 내 나이의 독자가 읽기엔 좀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었고, 두 번째는 Rule, 즉 법칙이란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이 혹여 여태껏 내가 접해왔던 다수의 자기계발서나 처세술 관련 서적처럼 뻔하고 뻔하다 못해 지겹기까지 하거나 또는 단점 많은 인간이 지키기엔 조금은 역부족인 듯한 비현실적인 규칙들만 나열하고 있어서 현실의 나는 그렇게 살지 못 하고 있는데, 책 속의 이상적인 지침은 뭐는 이렇게 해야만 하고, 뭐는 그렇게 하면 절대 안 된다고 하여 괜시리 평범하게 살아가던 내 마음을 죄책감으로 가득 채우게 만드는 그런 류의 책이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그러나 내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었다.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내가 가장 먼저 한 생각은 어느 책제목처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었다. 좀 더 일찍 이처럼 넓은 식견을 가진 인생 선배인 저자의 조언들을 알았더라면 분명 나는 좀 덜 힘들었을 것이다. 이런 후회는 4-50대보다는 2-30대에 하는 것이 더 이득 아니겠는가? 20대의 독자에게도 이 책은 결코 이른 것이 아니다.

또한 1번부터 58번까지 저자의 rule은 그저 그런 뻔한 것이 아니었다. 저자의 말처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기꺼이, 완전하게 바꾼, 유쾌한 것이었다. 자기 반성은 적당하게 해야 오래 산다든지,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는 그 자체에 아주 많은 잘못과 실수를 순환적으로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전제가 들어 있다고 자상하게 얘기해주며, 인간을 불완전한 존재로 바라보기를 권하는 저자의 rule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인간적이다. 제목은 비록 법칙이지만 저자는 아침마다 거울보고 구호를 외칠 필요도 없고, 꼭 지키고 말겠다는 맹세로 벽마다 덕지덕지 그 법칙들을 붙여놓지 않아도 좋을, 지키면 좋고, 안 지켜도 큰 죄책감 가질 필요 없는(저자 자신도 법칙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 하는 것들은 솔직히 토로했다.) 권유하고 있을 뿐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같은 독자들은 크게 공감하여 틈만 나면 책을 펼쳐보고 킥킥대고 웃으며, 공감하며 그 '법칙'들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실천해 나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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