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우리의 밥이다
정재환 지음 / 현재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텔레비젼의 퀴즈 프로그램을 보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나온 쟁쟁한 출연자들이 우리말 맞춤법이나 용례 문제를 틀려 탈락하는 걸 참 많이 봤습니다. 비단 출연자뿐만 아니라 저를 비롯한 많은 시청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답이 그거였어...라는 말을 하며 약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을 것 같은데.... 아마 영문법이나 영단어 용례였다면 그렇게 허무하게 틀리진 않았을 거란 생각이 한편으로 드네요.

정재환님이 그래서 이런 책을 쓰셨겠죠. 우리나라 사람이면서 우리나라 말도 정확히 모르고 대충 쓰면서도, 영어에는 목숨 거는 대다수의 우리들을 위해서요. 실생활이나 방송 현장에서 겪은 경험 속에 정확한 우리말 설명을 참 재미나게 녹여내셨더군요. 저도 잘못 알고,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이 너무 많더군요. 책상 위에 영영사전이랑 영한 사전이 한 가운데 턱하니 자리잡고 있는데 반해 국어사전은 손도 안 대서 먼지 수북이 쌓인 걸 보면서 저도 반성 많이 하고 국어사전 당장 눈에 잘 띄는데다 꺼내놨습니다.

단지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저자가 전문작가가 아닌데다 책의 내용상 어쩔 수 없었던 점도 있었겠지만, 저자의 어조가 너무 고지식한 흑백논리의 자세를 취하고 있어서 구구절절이 옳은 주장임에도 묘한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을 들고 싶네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지극한 우리말 사랑과 그 부지런한 노력들은 그런 아쉬움들을 충분히 덮어버리고도 남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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