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좋은 남자는 여자가 만든다
노혜진 지음 / 삼진기획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제 친구가 제 사주를 봐준적이 있었거든요. 그렇다고 그 친구가 무슨 점장이나 그런건 아니고... 그냥 취미로 사주보는 법을 배워서 친한 사람들만 재미로 봐줬어요. 그때 그 친구가 제게 들려준 사주 이야기는 대부분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관한 것보다는 과거의 일과(대부분 맞아서 놀랐답니다.) 그리고 제 성격, 제 배우자감으로 적당한 성격, 대인관계 문제, 어울리는 색상, 조심해야 할 건강문제 등을 얘기해주면서, 간곡하게 당부하기를 사주가 이렇게 결정됐다고 해서 삶이 사주대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나쁜 부분은 고쳐나가고 개선할 수 있다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으니 장점은 살려가고 단점은 고쳐야 행복한 삶이 되지 않겠냐고 그러더군요.

제 사주 본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가 뭐냐면요... 제 친구의 생각이 이 책을 쓴 우리나라 최초의 성격진단 카운슬러인 노혜진님의 생각과 거의 같기 때문이에요. 저자는 서양철학, 동양철학, 심리학 등을 두루 공부한 분 같던데 특이하게 음양오행(사주)로 사람들의 성격을 진단하고, 자신의 사주와 성격적 결함에 실망하지 말고 성격 진단 내용을 바탕으로 모자라는 기운과 넘치는 기운을 옷이나 침구, 가구의 색상, 음식, 개인의 성격 개선 노력, 주변의 도움으로 잘 조절하여 조화로운 삶을 이끌어 가도록 해야한다고 책에서 주장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머릿말에 실린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여 책장을 넘겨가면서 좀 아쉬운 점들이 있었어요. 첫번째는 책 제목답게 이 책에서는 남성들을 좋은 성격의 소유자로 만들기 위해 여자들이 대처해야 할 방법들이 주로 나와있답니다. 물론 책에서 오행기질 마다의 남녀의 특징과 대처법을 싣고 있긴 하지만 여성에 관한 부분은 별로 없죠. 이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성격 좋은 여성은 남자가 만든다...는 책도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고요.

두번째로는 이 책은 오행기질로 자신과 자신의 파트너의 성격을 진단할 수 있는 자료나, 성격 장애가 있는 남성들에 대한 대처법, 남자 마음을 나타내는 앙케이트, 남성과 여성의 심리적 특성, 저자가 현장에서 채집한 성격진단 사례 등을 싣고 있어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목차를 보고 이 책 참 재밌겠다...라고 느꼈던 기대는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실망감으로 변하더군요.

음양오행으로 성격진단하는 것도 책으로는 별로 정확하지도 않고, 성격 장애 대처법은 별다른 것도 없이 누구나 해줄 수 있는 평범한 처방이 아닌가 싶었고, 남성과 여성의 심리적 특성은 저자 고유의 목소리가 아닌 어디서 한번씩 다 들어본 식상한 내용이라 따분했고, 진단 사례에서는 저자의 충고가 마치 고등학교 윤리책을 연상시켜서 좀 당황했습니다. 제 친구 얘기대로 저자가 주장하는 사주만을 믿지 말고 나쁜 성격은 개선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는 크게 공감하고 있으며, 새로운 방식으로 성격 진단을 하고, 성격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상담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저자의 노고를 욕되게 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으나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이 책에서 얻는 게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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