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팥죽 ㅣ 그래 책이야 79
조현미 지음, 안병현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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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잃은 뒤 슬픔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채 마음이 잔뜩 뾰족해진 나라의 모습이 참 안쓰럽게 다가왔다. 아빠가 그리운 마음을 원망과 짜증으로 덮어 버리는 모습이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에는 얼마나 버거운 일이었을까 싶었다.

특히 동동이가 엄마가 되어 주고 싶었다는 말, 쉬고 싶었다는 엄마 윤정의 마음, 나라를 보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린 담임 선생님의 이야기, 부러워서 거짓말했다고 사과하는 대수까지.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볼수록 모두가 짠하고 애틋했다.

먹기 싫은 새알처럼 한쪽으로 밀어 두었던 슬픔과 서운함, 원망과 같은 감정도 결국은 내 마음의 일부라는 것. 나라가 불편한 감정까지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소가 된 게으름뱅이」 같은 옛이야기와 동지 팥죽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이야기 속 또 다른 이야기를 찾아 읽는 재미도 있었다.

팥죽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책을 읽고 나니 ‘내 마음에도 골라내고 싶은 새알심이 하나쯤은 있겠구나’ 싶어진다. 좋은 마음만 담아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면, 싫고 아픈 마음까지도 품어 가는 것이 결국 성장인지도 모르겠다.

“오늘 마음은 무슨 맛?”
책을 덮고 나서 나에게도 조용히 건네진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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