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과 이상한 이야기 클럽 1 - 피아노와 괴조와 흡혈귀
허교범 지음, 변우재 그림 / 창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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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여름의 뜨거움이 남아 있지만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서 조금씩 가을이 느껴지는 요즘, 계절과 잘 어울리는 기묘한 이야기를 만났다. 『베토벤과 이상한 이야기 클럽』은 으스스하면서도 엉뚱하고, 황당한 듯하면서도 자꾸만 ‘혹시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골목 끝 피아노 교습소의 선생님 베토벤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평범한 모험담과는 거리가 멀다. 귀신 들린 피아노, 하늘을 나는 거대한 새, 한밤중에 찾아오는 수상한 존재까지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점점 더 알쏭달쏭해진다. 무섭다가도 웃음이 나고, 믿기 어려운 이야기인데도 어느 순간 진짜인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베토벤의 이야기를 듣는 세 아이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잔다르크는 이야기 속에 숨겨진 의미와 상징을 찾아내고, 텅스텐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사건을 분석한다. 반면 긍지는 조금 황당하고 믿기 어려운 이야기라도 베토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같은 이야기를 듣고도 서로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누군가는 의미를 찾고, 누군가는 가능성을 따져 보고, 또 누군가는 이야기 속 인물의 마음에 먼저 공감한다. 어느 한쪽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보다 다양한 시선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재미인 것 같다.

책을 읽은 뒤에는 아이들과 함께 세 아이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다시 살펴보는 독후활동을 해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등장인물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처럼 서로 다른 질문을 던져 본다면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 사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은 독자에게 이야기를 믿을지 말지를 강요하지 않는다. 믿어도 좋고 의심해도 좋으며, 나만의 해석을 만들어도 좋다. 세 아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역시 베토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한 사람이 되어 함께 추리하고 생각하게 된다.

으스스한 분위기와 기묘한 사건, 추리하는 재미에 예상하지 못한 유머까지 더해져 여름의 끝자락이나 서늘한 가을밤에 읽기에도 잘 어울리는 책이다.

베토벤은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그가 들려준 이야기들은 정말 사실일까. 그리고 다음에는 또 어떤 이상한 이야기를 들려줄까.

시리즈로 이어진다고 하니 베토벤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된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 그리고 그 이야기를 나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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