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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고양이 펠리스
김명철 지음, 최연주 그림 / 다산책방 / 2026년 8월
평점 :
고양이 왕국 최고의 말썽꾸러기 펠리스는 어느 날 인간이 되는 저주를 받는다. 다시 고양이로 돌아가기 위해 펠리스가 해야 할 일은 고양이들을 위한 일곱 가지 선행을 실천하는 것. 엉뚱하고 철부지 같던 펠리스가 인간 세상에서 여러 인연을 만나며 조금씩 변해 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그런데 펠리스가 해야 하는 ‘선행’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고양이를 돕는 일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고,
상대방의 마음이 편안하도록 배려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해 보고,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고,
진심으로 대하는 것.
결국 우리가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꼭 필요한 마음들이다.
고양이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시작한 펠리스의 여정이 어느 순간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이야기로 확장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옳다’는 생각으로 상대를 판단하기보다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그 마음을 헤아려 보는 것. 어쩌면 진짜 선행은 거창한 행동보다 그런 작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마음에 남았던 것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펠리스의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상처받은 생명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따뜻하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인연’이라는 단어를 오래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만남이 어떤 의미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소중한 존재가 되기도 하고, 내가 건넨 작은 친절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눈앞의 누군가를 대할 때 조금 더 다정하게, 조금 더 진심으로 대해야겠다. 언제 어디에서 인연의 끈이 연결될지 모르니까.
귀엽고 신비로운 고양이 판타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함께 살아가는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마음에 대해 따뜻하게 생각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도 오래 남을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