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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바람
예예 지음 / 오잇 / 2026년 6월
평점 :
<하얀바람>은 작가의 반려견 ‘뭉게’의 시선으로
일상의 순간들을 담담하고도
자상하게 바라보는 그림책이다.
특별한 사건이 크게 펼쳐지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머문다.
함께 걷고, 바람을 느끼고,
계절을 지나고, 서로의 곁에 머무르는
평범한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조용히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장면은
작가가 등장해 뭉게를 꼬옥 안아주는 장면이었다.
그 장면에서는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후회와
끝없는 애정이 느껴졌다.
더 많이 안아줄 걸,
더 오래 바라봐 줄 걸,
더 자주 마음을 전할 걸 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다.
반려동물이 없는 나로서는
그 감정을 온전히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언젠가 이별해야 함을 알면서도
함께 삶을 나누고, 서로의 하루가 되어 주는 일은
참 깊고도 어려운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생명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반려인들의 삶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은 단순히 먹이고 재우는 일이 아니라,
그 존재의 기쁨과 아픔, 노화와 이별까지 함께 품는 일일 것이다.
행복한 만큼 상실감도 클 수밖에 없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처럼,
뭉게와 작가가 나눈 시간 역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따뜻함으로 남아 있는 듯했다.
이 책에서 ‘바람’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함께 존재했던 시간과 마음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것들,
손으로 붙잡을 수 없지만 오래도록 곁에 남아 있는 것들.
사랑도, 기억도, 그리움도 어쩌면 바람과 닮아 있다.
뭉게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조용하지만 다정했고,
그 다정함 속에는 삶과 이별, 공존에 대한 깊은 울림이 있었다.
수채화로 표현된 그림도 작품의 분위기와 참 잘 어울렸다.
번짐과 여백이 살아 있는 그림은
이야기를 더욱 따뜻하고 서정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하얀빛과 부드러운 색감이 어우러져 뭉게의 순한 시선,
바람의 감촉, 지나간 시간의 아련함을 조용히 전해 주었다.
글이 말하지 않는 감정까지 그림이 대신 안아 주는 느낌이었다.
<하얀바람>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고 있거나,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깊은 위로가 될 그림책이다.
또한 생명과 공존, 사랑과 이별에 대해
아이들과 따뜻하게 이야기 나누고 싶은 교사와
보호자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조용하고 서정적인 그림책을 좋아하는 독자,
마음을 천천히 어루만져 주는 책을 찾는 독자에게도 잘 어울린다.
작은 존재가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사랑을 남길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랑이 떠난 뒤에도 어떻게 마음속에 머무는지
보여 주는 그림책이었다.
<하얀바람>을 읽고 나니
오늘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들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된다.
지금 함께하는 시간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조금 더 다정하게 안아 주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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