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
마르탱 파주 지음, 용경식 옮김 / 열림원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 이 책을 대하는 나의 첫 마음은 바보에 관한 많지도 적지도 않은 책을 읽은 나이기에 프랑스 작가가 말하는 바보는 뭔가 기괴할 것이다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기괴는 뭐랄까? 프랑스 영화들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많이 접하는 헐리우드 영화나 우리나라 영화와는 뭔가 하나 더 꼬여있는 듯한, 그렇지만 굉장히 솔직한 그런 영화로 나에게는 보여졌기에 이 책에 있어서도 그런 색깔이 하나 쯤 덮여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내가 생각하는 기괴는 이랬다.
저자 마르탱 주의 작품을 나는 한번도 접해보진 못했다. 아마 이 책이 처음일듯 싶다. 아무런 배경이 없이 책을 읽기 시작한 나는 몇장을 넘기지 않고서 벌써부터 내가 생각했던 것이 맞았다 싶었다. '기괴' 주인공은 앙투안이라는 젊은 총각. 그는 우리가 평범하게 알고 있는 많은 지식인 중의 한명처럼 지식에 관해서는 아주 박식하다. 맞다. 박식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싶다. 그런데 그에게 있는 문제중의 가장 큰 문제라 하면 그 지식 덕분에 그는 외로웠고, 우울했고, 결론적으로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책의 뒷면에 나와있는 것처럼 '지성이 행복을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라고 생각하며 더이상 지성이기를 포기한다. 그래서 그가 세상을 향해 돌진하기 위해 선택한 것들은 나와있다 시피 알코올 중독자, 자살시도, 바보가 되기 등을 시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렇게 시도한 앙투안의 이야기이다.
사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만큼 당황스러웠고 앙투안의 결정들이 전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왜? 지식인이 왜 되기가 싫은거지? 배부른 고민인걸까? 하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이 가장 힘들고 커보이기 때문에 앙투안도 그랬을 것이고 그는 그것을 적어도 이겨나가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해본 것 같다. 물론 나의 기준으로는 앙투안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었다. 책을 읽는 독자는 책을 통해서 간접경험을 하지만 역시나 작가가 원하는 만큼보다는 독자 자신이 경험해본 만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리고 역시 그만큼 밖에 이해할 수 없기에 나에게 이 책은 뭐랄까?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탄산의 맛이랄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들이 얼마나 다채로운지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앙투안을 가장 잘 설명해 줬던 부분은 바로 책의 표지에 있는 그림이었다. 마치 소인국에 들어선 걸리버처럼 앙투안은 그만한 크기가 되어 세상을 허망한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이 그림 때문인지 읽는 내내 앙투안을 이해하는 데 자꾸 머릿속에 이 영상이 떠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책을 덮고 작가가 익살맞게 생각되었던 것은 역시 해답을 정확히 던져주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독자 자신이 앙투안이 되었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고민해보라는 바램이 아닐까? 뭔가... 심기가 복잡할 때 이 책을 읽는다면 아주 박식한 앙투안으로 인해 어느새 내 머릿속은 그 고민을 생각하지 않고 있을 것 만 같은 그런 책이었다. 아마 그 때 나는 다시 꺼내서 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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